페이지 정보
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8관련링크
본문
도로 색깔 유도선의 효과
십 여 년 전, 가족들을 태우고 강북 강변도로에서 운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도로에 이상한 선들이 나타났다. 어느 방면으로 가는 지 유도해 주는 선이었다. 색깔도 다양했다. 처음엔 어리둥절 유치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몇 번 따라가다, 보니 세상에 편했다. 이후 내비게이션에서도 “**방면으로 가시려면 OO색 선을 따라가세요”라는 말이 나왔다. 특히 생소한 길에선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엔 외국 어디선가 에서 들여온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발명한 것이다.
발명한 주인공은 윤덕선 한국도로공사 차장이다. 윤 차장은 교통이 혼잡한 곳에서 어떻게 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집에서 초등학생 딸이 크레파스로 스케치북에 선을 긋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2011년 5월 테스트로 가장 사고가 않은 곳 중 하나인 영동고속도로 안산 분기점에 유도선을 처음 도입했다. 그런데 불과 6개월간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무려 최대 88%나 감소했다. (2011년 통계 기준) 이후 전국으로 확산하자 고속도로 나들목에 유도선을 칠하면 사망 사고 감소 효과가 약 47%, 서울 시내 주요 교차로에 색깔 유도선 도입 후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평균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확연한 효과를 내지만 투입된 비용은 페인트 비용에 불과해, 가성비가 아주 훌륭하다.
이러한 공로로 윤덕선 차장은 2024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지금은 외국인들이 신기해 하고, 외국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기 위한 문의가 많다고 한다.
국가나 공공기관 차원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과거 경부고속도로를 비롯 LNG 버스를 도입할 때나 청계천 사업도 반대와 우려를 무릅쓰고 참 어렵게 이루어 냈다. 하지만 몇 년 후 그 결과는 ‘그때 안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할 정도로 상상 이상이다.
혁신은 쉽지 않다. 하지만 혁신을 수용할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이고, 그 혁신들로 지금의 한국이 존재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ar.com>
전체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