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태그시“가 뭔 말인고?
맨 처음 광고의 카피를 쓸 때 타겟 즉 그 광고를 접하는 사람이 ‘중학생 정도’라고 생각하라고 배운다. 그만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카피를 쓰라는 말이다. 필자는 기자가 아니라 카피라이터 출신이라고 하는 게 맞다. 10년 이상 광고 기획 겸 카피라이터를 겸하며, 본격적으로 글을 썼기 때문이다.굳이 광고가 아니더라도 공공의 목적으로 글이나 말을 할 때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써야 한다. 그런데 요즘 시내버스를 타면 카드 단말기에서 언뜻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나온다.정확한 건 아니지만 대충 이런 말이다.“환승 시 카드를 태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미태그 시 추가요금이 발생합니다”아, 어렵다. 처음에 언뜻 들었을 때 정확히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우선 ‘태그’란 말이다. 태그(tag)란 말은 영어인데, tag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맨 위에 “꼬리표(를 붙이다)”라고 나온다. 그 아래 “술래잡기” 그리고 그 아래 야구에서의 “터치아웃”이라고 나온다. 즉 야구에서 사용하는 접촉이란 의미의 ‘태그’란 단어를 버스 단말기에 카드를 대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이어서 ‘미태그시’란 말이 나온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한참을 고민한 끝에 “미(未) 태그(tag) 시(時)”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한자와 영어의 짬뽕이다. 세종대왕이 울고 갈 노릇이다. 우리말을 사랑하자고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건 너무했다.태그 대신에 우리말로 ‘대다’라는 쉽고 좋은 말이 있다. 한자(漢字)지만 ‘접촉’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다.그래서 “환승하시려면 카드를 단말기에 대(접촉하)시기 바랍니다. 대(접촉하)지 않으시면 추가 요금을 내실 수 있습니다.” 라고 안내한다면 훨씬 알아듣기 편할 것이다.그러면 왜 어려운 말로 안내를 할까?뭔가 있어 보이려고?유식해 보이려고?공공의 안내라면 대중이 알아듣기 쉽게 가장 쉬운 말로 하는 게 맞다.그게 안내의 목적에 맞는 것이고, 정말로 유식한 것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정자 기증을 성관계로 한다?
정자 기증을 성관계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불임부부에게 정자를 기증하여 임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직접 성관계로 정자를 주는 게 아니라, 기증받은 정액을 성관계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시술한다. 그리고 정자를 기증한 사람이 누군지는 비밀에 붙인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의과 대학생들이 주로 기증한다고 한다. 해외에선 노벨상을 받은 사람의 정자를 받아 보관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일본에선 직접 성관계로 정자를 기증(?)하는 ‘타이밍법’을 사용하기도 한단다.지난 2019년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30대 기혼 여성 A씨는 둘째 아이를 갖기 위해 정자기증자를 모집했다. 남편에게 유전성 난치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고민 끝에 정자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A씨는 지원자 15명 중 까다롭게 심사(?)하여 자격 요건을 갖춘 20대 남성 B씨를 선정했다. B씨는 자신이 대형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교토대 출신이라고 했다.‘타이밍법’에 따라 10차레 성관계를 했고, 결국 6월 임신에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임신 후반에 다가가고 있을 무렵, 정자를 기증한 B씨가 중국인이고 유부남이며 다른 대학을 나온 것이었다. 충격에 빠진 A씨는 2020년에 출산했지만 도저히 아이를 키울 수 없어 복지기관에 맡겼다. 그리고 지난해 말 A씨 부부는 "성적 쾌락의 목적으로 허위 정보 냈다"며 B씨를 상대로 3억3200만엔(약 34억6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일본에선 해마다 1만 여건의 정자기증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비공식적으로라도 이런 일이 있을까?필자가 남편이라면 차라리 자식을 안 만들고 말지, 아내에게 다른 남자와 10번씩 성관계를 하면서까지 자식을 갖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그 아이가 자란 후 친부가 나타나서 “내가 네 애비다!”라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론 우리나라도 예전엔 ‘씨받이’나 ‘후궁’ 또는 ‘첩’도 있었고, ‘씨도둑‘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옛날 일이기도 하고, 일본의 정자 기증 ’타이밍법‘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 간 사고 방식의 차이겠지만. 한국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방법이다.어쨌든 지금 그 가족과 태어난 아기는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사람이나 원숭이나
지난 17일(현지시각) 인도의 보도에 따르면 지방 도시인 비드에 있는 마을 라불에서 최근 원숭이 무리가 강아지를 잡아다 죽이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데, 그 이유는 들개 몇 마리가 새끼 원숭이를 죽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원숭이 무리는 강아지를 감싸 안아 높은 곳으로 데려간 뒤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복수하는데, 죽은 강아지 수가 최소 250마리라고 보도했다. 그래서 마을의 개가 씨가 말랐다고 한다. 이 정도 수준이면 복수를 넘어 ‘학살’이다. 갑자기 몇 년 전 KBS TV ‘동물의 왕국’에서 원숭이 어미가 죽은 새끼를 계속 안고 다니며, 젖을 물리는 등 떠나 보내지 못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이런 현상은 육아까지 포함할 경우,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일수록 더 강한가 보다.이런 장면을 보면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그런데 사람이나 원숭이나 유사한 것이 ‘자식에 대한 사랑’ 말고 또 있다.바로 매춘과 불륜이다.원숭이는 과일 같은 먹을 것을 주고 매춘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원숭이와 인간이 분리되기 전인, 인류가 탄생한 순간부터 매춘이 존재했을 것일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지능이 높은 돌고래 종류도 이런 행위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한편 유인원과 원숭이의 암컷은 번식과 관련이 없는 교미를 자주 한다고 한다. 예컨대 침팬지 암컷은 발정기가 되면 아들을 제외한 주변의 모든 수컷들과 교접한다. 그래서 한 암컷의 자식들의 아빠가 서로 다르다고 한다. ‘홀디’라는 학자는 침팬지가 번식과 무관한 성행위에 열중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 앞으로 태어날 새끼를 살해할지 모르는 수컷들과 우호적으로 지낼 필요가 있고, 둘째 가능한 한 많은 수컷들이 암컷의 아이를 자신들의 새끼로 여기도록 속이기 위해서 라고 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맞는지, 아니면 원래 원숭이들이 그런 건지는 정확하지 않다.하여간 인류 역사상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춘과 불륜이 없는 적이 있었을까 싶다. (모든 사람들이 매춘과 불륜을 한다는 건 아니다)이슬람권에선 이들을 강력하게 막고 있지만, 가끔 보도가 되는 걸 보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다고 본다. 북한에서는 법규상으론 안되지만, 실제론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어쩌면 매춘이나 불륜은 인류 즉 호모사피엔스가 태어나기 전부터, 본능 저 깊은 곳에 존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인간은 도덕이란 명분으로 억누르고 있을 뿐일 수도 있다.(그렇다고 필자가 매춘과 불륜을 당연시하거나 조장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사람이나 원숭이나 동물적 본성이나 본능은 비슷한가 보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너무나 조용해진 성탄절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라떼 얘기임) 서양 문물은 무조건 좋은 것이고, 따라 해야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중 하나가 크리스마스 즉 성탄절이다.당시엔 음악을 마음대로 듣기 어려웠다. 그래서 라디오에 많이 의존했다. 라디오에선 거의 팝송을 틀어줬다. 그런데 성탄절이 한 달이나 남은 11월 말부터 캐롤을 방송하기 시작한다. 갈수록 캐롤의 비중이 높아지다, 12월 20일 정도면 하루종일 캐롤이다. 대형 매장은 물론 다방이나 분식집(당시엔 다방이나 대형 분식집에 DJ가 있었다)에서도 오로지 캐롤이다.크리스마스 이브의 명동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엔 통행금지가 없었다. 밤늦게까지 청춘남녀들은 끼리끼리 사람에 치이고 밀려다니면서도 마냥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유는 단 하나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가 자기나 부모님 생일도 아니지만, 그걸 핑계 삼아 노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에선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말을 자주 했다.필자가 대학 다닐 땐 친구들끼리 모여 밤새 술을 퍼마셨다. 이유는 단 하나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그 핑계로 오랜만에 외박하며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그런데 요즘 크리스마스는 정말 한산하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더하다.명동이나 어디에도 몰려 가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럿이 모이거나 늦게까지 어디에 있을 수도 없다. 일부 청춘남녀들은 호텔이나 모텔에 모여서 파티를 하거나 술 마시며 논다고 한다. 그러니 길거리는 조용할 수밖에 없다. 상가에서 캐롤도 거의 안 들리고 (저작권 때문이라고 한다), 하다못해 구세군의 종소리조차 사라졌다. 방송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말도 사라졌다.필자가 어렸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크리스마스 풍경.어렸을 땐 쓸데없이 이게 뭔가 했지만, 지금은 왠지 쓸쓸하고 적막한 느낌도 든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이석기와 박근혜
지난 24일 박근혜 전대통령의 사면 복권이 결정되고,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가석방되었다. 이석기 전 의원은 혁명조직의 총책으로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구체적 실행 행위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2013년 9월 구속기소 됐다.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형이 확정됐고, 자신의 선거 홍보업체에서 자금을 횡령한 죄 등으로 징역 8개월이 추가됐다. 이후 구속 수감된 뒤 8년 3개월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했다.그런데 그는 출소하자마자 "말 몇 마디로 오랫동안 감옥을 가두는 이런 야만적인 정치적인 행태는 다시는 없어야 합니다"라며, "박근혜 정권의 악랄한 탄압으로 말 몇마디로 현역 의원을 감옥에 쳐넣은 사람이 사면이 되고, 그 피해 당한 사람은 이제 나와서 가석방이라는 형식을 띠는 것에 대해서 참으로 통탄스럽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사면이 아닌 가석방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이게 뭔가?적반하장이라고 해야 하나? 내로남불이라고 해야 하나?당시 이석기 전 의원은 국회 회기 중 국회의원 대다수의 찬성으로 체포되었으며, 그가 이끌던 통합진보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해산 심판 결정에 의해 해산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은 농담(?) 몇 마디 했을 뿐인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필자는 ‘대역죄’인 내란선동죄로 고작 9년을 선고받은 게 오히려 적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동안 여권에서 끊임없이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이나 사면 논의가 있었고, 이번에 가석방한 것에 대해 문 정부와 여권에 의구심을 품게 된다.이와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사면이 통탄할 일이라는 이석기 씨 발언은 한마디로 적반하장이고 국민에 대한 배은망덕"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정부 전복을 꿈꾸고 북한 체제를 추종하겠다면 다시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는 "이석기 씨에게 묻는다. 그렇게 좋아하는 북한에 가서 살 생각은 없나"라며 "문 대통령은 어떤 근거와 판단으로 이석기 씨를 가석방했는지 국민들께 밝혀야 한다"고 했다.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등으로 탄핵을 당한 후, 재판에서 22년 형량에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이 확정되어 사저를 매각하기도 했다. 필자는 탄핵에는 동의하지만, 법원 판결은 과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한 건 맞지만, 과연 그 잘못이 내란선동보다 두 배가 넘는가’ 하는 생각이다.어쨌든 필자가 과거 ‘MB는 몰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현된 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반면 내란선동을 했던 이석기 전의원을 굳이 가석방 해주는 이유가 궁금하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현대산업개발을 매각하라
현대산업개발을 매각하라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 조성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광주 화정 아이파크’ 2단지 외벽이 무너져 내려 6명의 실종자 중 한 명이 사망했고 다섯명은 실종상태다.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수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공부터 설계변경까지 총체적 부실이자 날림공사라고 한다.지난해 6월에도 광주 동구 학동 현대산업개발 재개발사업 부지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되면서, 정류장에 정차한 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버스에 있던 17명 가운데 9명이 숨졌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7일 "안전점검에 문제 있다고 나오면 수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사과하며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철거 후 재시공을 한다면 그 자체로만 수천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 뒤에도 분양이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 사실 현대산업개발은 1970~80년대에 강남 아파트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짓고, 이후에도 한동안 아파트의 대명사로 군림해 왔었다. 아파트 건설과 관련된 신기술도 많이 개발했다. 1999년에 현대건설에서 계열 분리된 후, 주택 사업부문에서 아이파크(IPARK)를 필두로 성장을 지속해 왔다. 그런 현대산업개발이 어쩌다 이모양이 됐을까?사실 건설업계에선 스스로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도 비건설 사업으로 확장을 시작한다고 한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2006년 영창악기 인수를 시작으로 유통업, 면세점, 레저사업 등으로 영역으로 마구잡이식 확장을 하면서, 지난해 9월 말 현재 계열사만 30곳에 달한다. 특히 ‘모빌리티그룹 도약’을 기치로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다 포기한 바 있다. 그러는 동안 현대산업개발은 돈줄 노릇을 했다.즉 30개 계열사들과 아시아나 항공 인수 등을 한답시고, 우량기업인 현대산업 개발에 빨대를 꼽고 돈을 빨아 먹었다. 그러니 아무리 우량기업이라도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결국 우량기업이었던 현대산업개발이 수년 만에 지금은 빈사 상태가 되었고, 더 많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부실시공을 할 수 없었다. 문제는 현재보다 미래다.앞으로 아파트 등을 건설하는데 누가 현대산업개발에 공사를 맡기겠는가?현대산업개발이 그동안 아파트 신축에서 재개발 재건축 수주를 위해 땀흘린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재기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이는 법인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오롯이 경영진의 잘못이다. 따라서 필자는 원래 탄탄했고 기술력이 있는 현대산업개발을 무조건 망하게 만드는 게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영진과 오너들이 잘못을 인정하며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고, 그룹의 핵심인 현대산업개발만을 떼어 매각하는 방안만이 죽어가는 회사를 소생시키는 길이라 생각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