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축제’는 왜 하나?
10월 29일부터 11월 7일까지 송파구에 있는 석촌호수에서 ‘단풍낙엽축제’를 한다. 말이 축제지 간단한 장식이나 전시물 이외엔 별로 하는 건 없다. 그냥 낙엽을 치우지 않고 쌓아둘 뿐이다.사실 석촌호수의 단풍은 일반 공원이나 산과 그리 다를 건 없다. 아마도 낙엽을 밟으며 정취를 느껴보란 취지라 생각된다.하지만 일정 비용은 들어가는데 이런 축제는 왜 하나 싶다.우선 사진에서 볼 수 있다시피 ‘단풍낙엽축제’에 낙엽이 없다. 날짜를 잘못 잡은 것이다.그리고 낙엽이 쌓여 있다 하더라도 그리 반갑지 않다.왜냐하면 쌓인 낙엽을 처음 밟을 땐 정취를 느끼지만, 여러 사람들이 며칠을 밟고 또 밟으면 낙엽이 부서져 가루가 되고 나중엔 먼지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도 그랬었다. 정취는 온데간데없고 먼지만 풀풀 날렸다. 신발과 바지는 먼지에 덮이고, 숨쉬기도 거북했다. 그나마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쓴 게 다행이었다.필자는 석촌호수에 운동 겸 산책으로 자주 하는데, 석촌호수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필자 같은 사람들이다. 평소에 일부러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은 얼마 안 된다. 운동이나 산책을 하기엔 낙엽과 그 먼지는 방해가 될 뿐이다.그러니 필자처럼 석촌호수를 자주 찾는 사람들에겐, ‘낙엽축제’가 아니라 ‘먼지축제’라고 할 만 하다.송파구민으로서는 송파구가 별 생각없이 그냥 보여주기 또는 생색용 행사를 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구청장이나 담당 직원이 석촌호수를 찾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는지 궁금하다.다른 지역 행사도 유사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작은 행사라도 예산이 들어가는데에는, 좀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기
무섭다고 도망친 여경
한 여경의 현장 이탈 사건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A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B씨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다. 현장 출동한 여경은 긴급 지원요청을 위해 1층으로 내려갔는데, 그 사이 A씨의 추가 범행이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해당 여경은 “B씨가 다친 걸 보고 구조 요청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전 처음 보는 일이자 처음 겪는 상황이라 그 장면만 계속 떠오르면서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 장면만 남아서 그 뒤에 대한 기억이 없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SNS에서 논란이 증폭되자 인천경찰청은 19일 "최근 온라인상에 올라온 '도망간 여경 칼부림 가해자에게 테이저건도 빼앗겼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가만히 있는것만도 못한 내용이다. 결국 김창룡 경찰청장은 21일 '인천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금일 오후 5시로 인천 논현경찰서장을 직위해제 조치“면서 "이미 대기발령 중인 현장 출동 경찰관 2명에 대해서는 사건 직후 감찰조사에 착수했으며, 신속·철저한 조사 후 엄중 조치하겠다"고 했다. 사람인지라 신입 여경 입장에선 겁도 나고 아무 정신이 없을 수도 있다.하지만 가해자가 칼부림을 해 이미 사람이 다치고 계속 난동을 부리고 있는 현장에서, 경찰이 오로지 구호를 위해 빠져나갔다는 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해명이다. 본인의 말처럼 ‘무섭고 트라우마가 생겨’ 일단 남자 경찰을 데리러 도망갔다고 본다. 여경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발생한 피해자는 현재 생명이 위독하다고 한다. 해당 여경이 제 역할만 했어도 이런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최근 잇달아 여경의 현장 대응능력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고 있다.군대에 입대해 군인이 됐눈데, 적의 공격에 무섭다고 도망간다면 그는 군인이 아니다.특히 스스로 자원해 직업 경찰이 된 사람이므로, 내심 아무리 무서워도 피해자를 두고 자리를 비우는 순간 이미 그는 경찰이 아니고 경찰의 자격도 없다. 경찰이라면 최소한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의 이목을 끌면서 설득하든 테이저건을 쏘든 아니면 총기라도 사용하며 피해자를 보호했어야 한다. 구호를 위한 119 신고는 다른 가족이 해도 충분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또 여경 불신과 남경 역차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여자라서 차별받는 것이 있어선 안되지만, 여자 경찰이라고 해서 범인들이 봐주지 않고, 나아가 남자 경찰을 찾으며 도망가도 되는 건 아니다.경찰이라면 성별에 관계없이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범인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 그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여경을 일정 수 이상 의무적으로 선발하거나 현장에 배치하는 것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 남녀를 떠나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사람에게 시민의 안전을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휴대폰을 없애라!
2009년 ‘핸드폰’이란 영화가 개봉되었다. 당시 핸드폰(휴대폰)은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아니었지만, 사진 촬영이나 저장은 할 수 있었다. 영화는 주인공(엄태웅 분)이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그 안의 사진 때문에 엄청난 파장이 인다는 내용이다.15년이 지나 휴대폰에 점점 의지하게 된 지금은 더 그렇다.필자는 한때 잦은 과음으로 걸핏하면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갤럭시노트가 새로 나왔을 때, 한달동안 같은 제품을 두 번이나 잃어버리고 못 찾은 적도 있었다. 휴대폰을 택시에 두고 내렸다가 보상금을 주고 찾은 것도 여러 번이다. 이후부턴 휴대폰은 절대 비싼 것을 사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폰뱅킹도 하지 않는다.요즘은 휴대폰에 너무나 많은 정보가 들어 있어서 휴대폰만 열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짓’을 하고 다녔는지가 다 나온다.이렇게 얘기한 사람이 바로 이재명 경기지사다.이 지사는 2016년 11월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 촉구 강연에서 "제가 하나 재미있는 걸 알려드릴게요. 여러분은 절대 사고를 치면 전화기를 뺏기면 안 됩니다"라며 "이거 하나 분석하면 여러분이 이 전화기 산 이후로 어디서 무슨 짓을 몇 시에 뭘 했는지 다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이거를 절대 뺏기면 안 돼요"라고 말했었다.실제 보이스 피싱범 등 범인이 잡히면 휴대폰부터 던지거나 파손하고, 경찰이 범인을 잡으면 휴대폰부터 확보한다.어쨌든 이지사의 말을 잘 들어서인지 켕기는 게 많아서인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한 검찰 압수수색 당시 휴대폰을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보도되었다. 본인은 30일 “창밖으로 던진 건 아니다”라며. 압수영장이 발부된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 “사정이 있다”라고만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휴대폰을 없애거나 망가트린 것 아닌가 하는데엔 이견이 없다.또한 이재명 지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개인적 친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편에선 그 반대의 가능성이 점점 제기되고 있다.대장동 사업의 핵심이 누구인지를 떠나, 경기도 지사이자 유력 여권 후보가 국민에게 가르쳐준 대로 불리할 땐 휴대폰을 잘 버리는 게 맞나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김신록, 이런 배우가 있었다!
필자가 학교 다닐 때 배우고 외운 것 중 하나가 ‘연극의 3요소는 ’배우 희곡 관객‘’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는 영화나 드라마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를 휘젓고 있다.영화 ‘기생충’을 언급할 필요도 없다. 최근엔 인도에서 한국영화 ‘더 테러 라이브’(하정우 주연)을 리메이크한 ‘다마카’가 제작되어, 넷플릭스에서 개봉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용으로 제작비를 많이 투자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할 수 없이 넷플릭스에 방영권을 팔았다고 한다)한편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이어 ‘지옥’이 넷플릭스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현재 1, 2위가 모두 한국 드라마다.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에 힘입어 넷플릭스 가입자도 크게 늘어, 한국에서만 1천만에 육박한다. 넷플릭스를 한국이 키우고 먹여 살리고 있다시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도 일요일에 ‘지옥’을 시청했다. 비록 2화(총 6화) 중간까지만 봤지만, 중간에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극 중 혼자 아이 둘을 힘들게 키우는 ‘박정자’라는 중년 여성이다. 필자가 본 부분은 그녀가 갑자기 언제 지옥에 간다는 예고를 들었는데, 어떤 단체에서 그 장면을 생중계하게 해주면 30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한다. 그녀는 그 돈을 꼭 받아야 겠다고 변호사와 상의하고, 자신의 집에서 계약하는 장면까지다. 불과 몇 분 안되는 분량이지만, 필자는 ‘박정자’의 연기에 푹 빠져버렸다. 몸 전체가 연기를 하는데 ‘이건 실제 상황이지 연기라고 할 수 없는 경지’라는 게 적당한 표현이다. 눈물을 흘리는데 펑펑 우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눈물을 자제하며 흘리는 정도다. 그녀는 연기로 그 상황의 ‘박정자’의 감정을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필자가 지금까지 본 최고의 연기였다. 필자는 그녀의 연기에 소름이 돋고 감동을 받아 인터넷 검색을 했다.그 배우의 이름은 ‘김신록’, 프로필을 보니 ‘어라?’ 서울대(지리학과)를 졸업했고, 이후 한예종과 한양대대학원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연극에서 내공을 쌓은 뒤, 최근 드라마 ‘괴물’과 ‘방법’에서 신들린 연기를 펼쳤다고 한다.어쨌든 지금부터 필자는 김신록의 열렬한 팬이 되기로 했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 시장에 우뚝 선 데에는, 좋은 대본과 감독 그리고 배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또한 배우를 ‘광대’나 ‘딴따라’ 등으로 천시하던 풍조에서, ‘전문직’으로 대우해 주는 세상이 온 것도 일조했다.좋은 대본과 감독 그리고 김신록 같은 좋은 배우들이 계속 등장하면, 한국은 세계 콘텐츠 시장을 접수하는 날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몰카를 즐기는 ‘교장’선생님이라니
필자가 젊었을 시절, 혼사가 오고 갈 땐 늘 상대 집안 얘기가 나왔다. 그중 좋은 집안 중 하나가 ‘교육자 집안’이다. (지금은 좀 바뀌었겠지만) 특히 아버님이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셨다고 하면 우선 젊잖고 돈은 많지 않아도 안정되고 엄격하게 자녀 교육을 잘 시켰을 것이라 생각했다.필자가 어렸을 때 ‘교장선생님’은 감히 쳐다 보기도 힘든 어려운 분이셨다. 근엄하고 흐트러짐이 없었다. 하지만 아침 조회 시간마다 교장선생님 말씀 또는 훈화 시간은 좀 괴로웠다. 말씀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다시 한번 말하지만~”의 방식으로 끝날 줄 몰랐다. 교장선생님 말씀이 짧은 날은 학생들이 환호했다.그런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여교사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다가 덜미를 잡혔다.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학교 여교사 화장실에 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30일 교장 A씨(57)를 구속했다.나이가 만으로 57세면 성욕이 줄었거나 그래도 못참겠으면 차라리 야동이라도 구해서 볼 것이지, 직장 내에서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이 정도면 병이고 왕변태다.어찌 이런 일이....하긴 80대 고령의 스페인 후안 카를로스 1세(83) 전 국왕은 부패 혐의와 사생활 논란으로 고국을 떠난 전, 성욕을 줄이기 위해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016년 출판된 ‘후안 카를로스: 5000명의 연인의 왕’이라는 스페인 작가의 책에는 카를로스 전 국왕을 ‘섹스 중독자’라고 표현하고 있다.하지만 국왕의 (합의된) 성관계와 교장의 몰카는 다르다.교장이라고 해서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 변태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몰카는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술자리에서 실수로 성추행을 한 것과는 질이 다르다. 계획된 범죄로 죄질이 더욱 무겁기 때문이다. 교장이란 사람이 몰카를 구해서 여교사 화장실에 들락거리며 설치하고 관리했다는 걸 상상하니, 너무나 한심하고 악질이란 생각이 든다.또한 어린 마음에 근엄하고 잘못이라곤 절대 저지르지 않으실 것이 생각했던 교장선생님의 모습과 너무 달라 충격적이다.문제의 교장이 필자와 또한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이어서, 괜히 필자가 미안한 생각까지 든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전두환이 없었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이니 장수는 아니지만 살만큼은 살았다고 본다.친구 노태우 전 대통령과 나란히 손잡고 쿠데타를 일으켰고, 나란히 손잡고 법정에 섰다가 나란히 교도소에 들어갔다. 나란히 석방되더니, 최근 한 달 새 나란히 저세상으로 갔다. ‘전두환’ 하면 언제나 꼿꼿하고 당당한 모습이 떠오른다. 법정에서나 교도소 출감 이후에도 늘 건강하고 당당했다.그런데 얼마 전 그가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나 수척해져서 다른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순간 ‘아, 저 양반도 오래 가지 못하겠구나’ 직감했었다. 늙고 병들면 다 똑같은 것을, 뭐하러 그런 짓을 벌였을까?전두환 전 대통령이 초라해진 노년에 허망한 인생살이를 예상했다면,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았을 수 있다. 어쨌든 역사에 가정이란 없지만, ‘만약 전두환이 없었다면, 즉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당연히 민주화를 이뤘을 것이다. 당시 3김 중 한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그렇게 민주화를 이루고 국가발전이 순조롭게 되었을 수 있지만, 제2공화국처럼 혼란 속에 얼레벌레하다가 또 쿠데타를 당하든가 사회적 혼란에 빠졌을 수도 있다.또한 현 시점 기준으로 더 풍요롭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된 사회가 될 수 있지만, 혼란의 수습이 잘 되지 않아 지금보다 더 힘든 시기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즉 역사의 흐름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만약 전두환이 없었다면 5·18이나 서슬 퍼런 군부독재도 없었고, 희생자도 없었을 것이란 점이다. 아울러 극심한 지역갈등이나 정치판도 지금과는 확연히 달랐을 것이다. ‘전두환이 없었다면’이란 가정에서 독자 여러분의 생각을 묻는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