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데이와 국군의날 그리고 공휴일
1945년 유엔헌장 발효일인 10월 24일은 UN데이다. 우리나라에선 1950년부터 26년간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UN이 UN군을 파병하여 대한민국을 지켜줬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에도 유엔은 ‘유엔한국재건단(UNKRA)’을 만들어 전후 복구작업을 도왔다. 서울 메디컬센터, 문경 시멘트공장, 인천 판유리 공장, 77개 저수지 등이 UNKRA의 원조로 건설됐다.따라서 대한민국 입장에선 UN이 한없이 고마웠다. 아울러 이후에도 또 북한의 침략이 있을지 모르므로, 대한민국은 UN 단독 가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UN가입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UN데이를 공휴일로 지정해 대대적 행사를 벌였다. (UN데이를 공휴일로 지정한 나라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UN에 대한 열기가 식고, 특히 소련과 중국의 반대로 UN 단독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자 1976년 공휴일에서 빼버렸다. 정부는 공휴일이 하루 줄어들면 국민이 싫어할까 걱정했는지, 난데없이 10월 1일 ‘국군의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세계적으로 국군의 날이 공휴일인 나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당시엔 냉전에 군사독재 시절이어서 국군과 안보에 대한 관심이 컸었다. 또한 당시 국군의날엔 매년 군인들의 시가 행진도 있었다. 어쨌든 당시엔 10월이면 1일(국군의날) 3일(개천절) 9일(한글날)이 공휴일이어서 아주 즐거웠다.하지만 1990년 국군의 날은 결국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처럼 공휴일은 당시 정치와 시대상에 따라 바뀌어 왔다.공휴일이란 건 국가와 국민의 상징성이 있으므로, 법정 공휴일 지정엔 신중해야 한다.또한 고용주 즉 급여를 주는 사람 입장에선 공휴일이 많으면 아까울 수 밖에 없다.하지만 공휴일이 많으면 좋다는 월급장이의 소시민적 발상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독재자 전두환이 잘한 게 있는 것도 팩트다
(필자는 윤석렬 후보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아님을 미리 밝힌다) 윤석렬 국민의힘 후보가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유혈 진압)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가, 사방에서 흠씬 두들겨 맞고 있다. 특히 윤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위임의 정치’를 높게 평가했다. 전 전 대통령이 김재익(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씨를 가리켜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한 말도 인용했다. 당시엔 ‘전두환이 사람을 잘 뽑아 팍팍 밀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말이 항간에 떠돌기도 했다. 사실 무시무시한 5공시절이었지만 경제는 좋았다.어떤 사람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반을 닦았고 3저 등 환경이 좋았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경제성장을 최고치로 끌어 올린 건 사실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률을 잡고 수출도 크게 늘었다. 게다가 농사는 대풍이 이어졌다.의외로 임대차보호법 최저임금제도 도입 등 서민 경제 보호에도 앞장섰고, 독재정권과 안 어울리게 연좌제 폐지 행복추구권 도입도 이때 이뤄졌다.오죽하면 당시 필자의 어머니는 친구분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그 대머리가 복은 있나 봐, 매년 풍년에 경제가 좋은 걸 보면“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이후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에게 투표하진 않으셨다. 당시 다수의 국민들은 정치와 경제를 별개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하나 잘 한 건 외교다.88올림픽을 유치한 게 가장 큰 성과다.또한 ‘아웅산 테러’ 사건 이후 보복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말리고, 오히려 ‘북한은 테러국가’임을 부각시켜 제3세계의 여러 국가들과 수교하는 외교적 성과를 이뤘다. 전두환은 두 번의 쿠데타와 5·18 등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 정권을 잡은 독재자다.홍준표 후보의 말대로 그 당시엔 정치는 없고 독재만 있던 시절이고, 민주화를 외치던 많은 사람들이 큰 고초를 겪거나 죽임을 당했다. 따라서 아직도 전두환 하면 악마처럼 여기거나 취급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렬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했다고 얘기한 건 큰 실수다. 공격당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의 사실을 팩트대로 얘기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 필자도 용기를 내 봤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경비원은 쓰레기통이고, 버스는 변기인가?
최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비원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선물 세트 주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아파트 경비원을 하시는 아버지가 이번 추석에 한 주민으로부터 선물세트 두 개를 받아오셨다고 한다. “그중 스팸 선물 세트는 상자 겉면이 많이 긁히고 곰팡이가 보이길래 열어봤더니 상자 안쪽이 온통 곰팡이가 피었다"면서 "유통기한을 보니 2018년까지였다"고 했다. 식용유와 햄이 담긴 선물 세트는 "겉면은 오염이 심했고 곰팡이 냄새도 확 났다. 뚜껑을 열어보니 참담하다. 믿을 수 없어서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니 무려 2017년까지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내용물은 모른 체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했을 아버지 생각하니 너무 화나고 누가 줬는지 물어서 눈앞에 다 집어 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광역버스에 똥 싸고 간 중년 남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버스 기사 A씨는 전날 오전 11시쯤 겪은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급하면 고속도로에서라도 세워드렸을 텐데 시내에서는 싸기 부끄러워서 터널에서 싸신 거냐"면서, "당신의 대변으로 인해 저는 지금 이틀째 밥도 못 먹고, 오늘은 어제와 다른 차량을 운행함에도 불구하고 헛구역질만 계속 나온다"고 토로했다. 한편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아파트 협조문’이라는 게시물을 부착한 사진이 게재됐다. 주민 A씨는 협조문에서 “안녕하세요. 000호입니다”라며 “저희 집에서 제가 (담배를) 피는 거니 그쪽들이 좀 참으시면 되잖나? 내 집에서 내가 피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했다.이어 “앞으로도 담배 냄새가 나면 그냥 창문 닫아달라”라며, “복도에 나오는 담배꽁초도 다 저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했다.사회에선 혼자 사는 게 아니다.법까진 안가더라고 최소한 지켜야 할 규범이란 게 있다. 남에게 피햐를 주면 안되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내가 하면 실수 또는 그럴 수 있는 것이고, 남이 하면 난리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경비원은 쓰레기를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버스 안에 똥을 싸질러도 된다는 사람, 내가 피우는 담배를 남에게 참으라는 사람.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단지 실수 또는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너무 더러워서 더이상 말을 못잇겠다.이들을 잡아다 평생 상한 음식 먹이고, 사는 집을 공중화장실로 만들고, 담배 연기 속에서 살게 하고 싶을 뿐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우리나라 미사일과 로켓은 러시아 기술?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모사체 분리까지 차질없이 이뤄졌으나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발사엔 성공했지만 안착엔 실패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필자는 발사 성공만으로도 큰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향후 ICBM 개발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호는 순수한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럼 그 기술을 처음부터 완전히 우리 스스로 개발했을까? 물론 아니다. 어디에서 보거나 이미 있던 외국의 것을 우리가 모방하거나 개량해 만든 것이다. 그러면 그 기술을 어디에서 배워 왔을까? 우선 미국은 아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우주발사체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북한이 ICBM을 개발하면서 우주발사체라고 하지만, 미국이 반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누리호 이전엔 나로호와 현무 미사일 개발 뒤에는 바로 러시아가 있다.지난 2009년부터 세차례 발사한 나로호엔 러시아 엔진이 탑재되었다. 러시아 기술진은 엔진을 극비로 하여 우리나라 사람의 접근을 금지했다. 하지만 어깨너머 어느 정도 기술을 배웠을 것으로 본다. 러시아와 미국의 탄도미사일 감축협정에 따라 폐기하는 러시아의 극동지역 ICBM의 부품과 기술을 들여와 현무 등의 개발에 활용했다는 믿을만한 설도 있다.러시아가 우리나라에 미사일이나 로켓 발사 기술 또는 장비를 넘겨준 것은 차관 상환 대신 현물이나 기술로 상환한 것이란 소문도 있다. 우리나라 우주발사체 개발은 1990년 항공우주연구소(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우연)가 설립되고, 1993년 6월 1단 고체로켓인 과학관측로켓 1호(KSR-1) 발사에 성공하면서 시작되었다. 그후 꾸준한 연구개발과 끈질긴 집념 그리고 러시아 기술과 장비를 잘 응용해, 이번 누리호 발사의 성과를 만들어 냈다. 내년 5월에 계획된 2호 발사에선 반드시 성공하여, 7번째 우주강국으로 등극하길 기원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오징어게임과 DP를 안 보는 이유
요즘 넷플렉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다. 미국을 비롯 많은 국가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K-드라마의 힘이다.CNN은 ‘기생충에서 드러났던 것과 매우 비슷한 현상’이라며 호평을 했다.‘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빚이 많고 돈을 못 버는 사람들이다. 따귀 맞으며 돈을 받고도 좋아라 한다. 지극히 단순한 게임에 목숨을 거는 모습이 흥미롭기 이전에 안타깝기도 하다.그런데 그 내용이 가슴에 너무나 와 닿는다. 필자의 본심이 탄로나고, 필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는 듯하다.그래서 안 본다.한편 얼마 전까진 ‘DP’ 즉 ‘탈영병 잡는 군인’ 드라마가 인기였다. 특히 드라마 장면과 내용이 너무 실감 나서, ‘내무반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래서 특히 제대한지 얼마 안 되는 예비역들이 좋아한다고 한다.그런데 이렇게 인기를 끈 드라마를 필자는 외면한다.그 이유는 ‘너무 실감나서’이다.‘DP’를 보다 보면 과거 군대에서 스트레스 받은 경험이 자꾸 떠오른다.필자는 군대에서 몸으로 힘든 건 없었지만, 군대는 군대인지라 군대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한달동안 피멍이 가시지 않을 정도로 얻어 맞은 적도 있다. 가끔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공상을 하지만, 군대만은 다시 가고 싶지 않다.몇 년 전까지도 군대에 다시 끌려가는 꿈을 꿀 정도였다.그래서 안 본다.정말 실감나게 잘 만든 드라마가 사람에 따라 좋지 않은 기억이나 생각을 떠올리게 하면서, 오히려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경험했다.필자만 그럴까?<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민주당엔 민주가 없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언론중재법‘을 9월 27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 전까지 양당 의원 각 2명과 각자 추천한 전문가 2명씩 총 8명으로 ’언론중재법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다.그동안 야권과 언론 등에선 ‘언론재갈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국경없는기자회’와 UN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우려에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뭣도 모르면서...”라는 말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하지만 보다못한 민주당 원로들마저 만류하고 나섰다. 지난 30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상임고문인 김원기, 임채정,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 전 사무총장 등을 만나 면담을 했다. 원로들은 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민주당을 향해 “지혜롭게 처리해야 한다” 또는 “여러 사람들과 손을 잡고 가는 게 좋겠다”며 만류 의사를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쥐 잡다가 독을 깬다. 소를 고치려다 소가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언론개혁은 해야 하지만 언론중재법은 보완, 숙의, 사회적 합의로 해야 한다”며 민주당 단독 제정을 반대했다고 한다.언론중재법의 취지는 가짜뉴스를 막자는데 있지만, 그 범위가 애매한 게 문제다. 그 법대로라면 최순실 보도는 할 수 없고, 언론은 위축되기 마련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언론자유는 민주주의 기둥”이며 “그 누구도 흔들 수 없다”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뒤 다르게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제정을 강행한 것은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일이다. 민주당이 ‘민주주의’에서 멀어지는 건 강성지지자(대깨문 -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들 때문이기도 하다.강성지지자들은 민주당 내에서 언론중재법 강행처리에 신중론을 편 의원들 10명에게 ‘언론10적’이라며 문자테러를 하고 있다. 그들 중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가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문자 테러는 당내 다양한 의견을 무시하고, ‘독재를 강요’하는 행위다. 지금의 민주당은 이름만 민주당이지, 당과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어떤 의원은 당 내에서 반대를 하고 싶어도, 분위기 자체가 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개탄할 정도다. 한마디로 민주당엔 민주가 없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