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과 DP를 안 보는 이유
요즘 넷플렉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다. 미국을 비롯 많은 국가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K-드라마의 힘이다.CNN은 ‘기생충에서 드러났던 것과 매우 비슷한 현상’이라며 호평을 했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빚이 많고 돈을 못 버는 사람들이다. 따귀 맞으며 돈을 받고도 좋아라 한다. 지극히 단순한 게임에 목숨을 거는 모습이 흥미롭기 이전에 안타깝기도 하다.그런데 그 내용이 가슴에 너무나 와 닿는다. 필자의 본심이 탄로나고, 필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는 듯하다. 그래서 안 본다. 한편 얼마 전까진 ‘DP’ 즉 ‘탈영병 잡는 군인’ 드라마가 인기였다. 특히 드라마 장면과 내용이 너무 실감 나서, ‘내무반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래서 특히 제대한지 얼마 안 되는 예비역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인기를 끈 드라마를 필자는 외면한다. 그 이유는 ‘너무 실감나서’이다.‘DP’를 보다 보면 과거 군대에서 스트레스 받은 경험이 자꾸 떠오른다.필자는 군대에서 몸으로 힘든 건 없었지만, 군대는 군대인지라 군대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한달동안 피멍이 가시지 않을 정도로 얻어 맞은 적도 있다. 가끔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공상을 하지만, 군대만은 다시 가고 싶지 않다.몇 년 전까지도 군대에 다시 끌려가는 꿈을 꿀 정도였다. 그래서 안 본다. 정말 실감나게 잘 만든 드라마가 사람에 따라 좋지 않은 기억이나 생각을 떠올리게 하면서, 오히려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경험했다. 필자만 그럴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말보다 글을 더 조심해야
‘말은 한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을 조심하란 의미다. 그런데 말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글’이다. 요즘 녹취가 흔해졌지만 지금도 법에선 문서를 최우선 근거로 한다. 어떤 회사 임원은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얘기(충고나 질책 등)는 절대로 글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글은 두고두고 보기 때문에, 상한 기분이 갈수록 더 커지기 때문이란다.이처럼 누구나 글을 쓸 땐, 말처럼 함부로 적지는 않는다.그런데 갑자기 GSGG라고 적으면 일반인들은 어떤 뜻으로 알까?특히 그 앞부분에 분통을 터트리는 내용이나 표현이 있다면 거의 대부분 ‘*새끼’의 영문 약자를 쓴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다.그런데 초선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장에게 GSGG라고 적었다.언론중재법 통과가 지연되자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오늘 실패했습니다. 국민의 열망을 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눈물이 흐르고 입 안이 헐었습니다"라며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썼다.이후 김 의원은 'GSGG'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박병석 의장님~~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그렇지만 governor는 국민의 일반 의지를 충실히 봉사할 의무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수정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국민의 일반 의지에 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Government serve general Good'을 줄여 쓴 표현이라고 해명(?)했다.김승원 의원에게 묻는다.“GSGG가 그렇게 좋은 뜻이라면 앞으로 김의원을 GSGG라고 칭하면 막 좋아라 할 것인가?”그래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페이스북 등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김 의원은 "의장님의 따끔한 질책 마음속 깊이 새기고 좋은 정치하는 김승원이 되겠다"고 했지만, 정작 문제가 됐던 GSGG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김승원 의원은 먼저 글엔 분명히 국회의장을 ‘박병석’이라 칭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나중에 ‘의장님’을 붙였다. 더욱 중요한 건 ‘GSGG’를 'Government serve general Good'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이다.그래서 사전으로 검색을 해봤다.없다. 정치학자도 모르는 약어다.결국 김승원이 고민한 끝에 좋은 의미의 글자를 조합해 갖다 붙인 것이다.글은 두고두고 남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김승원, 이런~ GSGG!”<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임기말에 굳이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하나?
지난 20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UN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9일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겠다며, 이전보다는 다소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이런 상황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11월 또는 12월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다는 발언을 했다. 현직에 있는 장관은 아니지만 어떤 근거가 있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2021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해 "남북 간에 합의된 사항"이라며 "그래서 언젠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모종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했었다.하지만 필자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굳이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정상이 만날 수는 있겠지만, 공식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대해선 분명히 반대한다. 정상회담을 하려면 뭔가 주고받는 게 있어야 하는데, 곧 물러날 대통령이 남북 양측에 신뢰를 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07년에 방북을 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던 교훈도 있다.특히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경우,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새로운 ‘북풍 공작’이 될 수도 있다. 영화 ‘공작’에서 처럼 어떠한 대가를 치르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유도해, 내년 대선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정상회담을 한다는 그런 목표를 정치적으로 설정해놓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설사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정부가 이어받아서 하면 되고,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마지막까지 그러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남북간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임기 중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은지 모른다.하지만 아무리 좋은 일도 적절한 시기에 해야 한다. 필자는 박수현 대변인의 말처럼 정치적 의도 없이 서두르지 말고, 차기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도록 준비해 주는 게 맞고 또한 도리라 생각한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휴대폰을 없애라!
2009년 ‘핸드폰’이란 영화가 개봉되었다. 당시 핸드폰(휴대폰)은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아니었지만, 사진 촬영이나 저장은 할 수 있었다. 영화는 주인공(엄태웅 분)이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그 안의 사진 때문에 엄청난 파장이 인다는 내용이다. 15년이 지나 휴대폰에 점점 의지하게 된 지금은 더 그렇다. 필자는 한때 잦은 과음으로 걸핏하면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갤럭시노트가 새로 나왔을 때, 한달동안 같은 제품을 두 번이나 잃어버리고 못 찾은 적도 있었다. 휴대폰을 택시에 두고 내렸다가 보상금을 주고 찾은 것도 여러 번이다. 이후부턴 휴대폰은 절대 비싼 것을 사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폰뱅킹도 하지 않는다. 요즘은 휴대폰에 너무나 많은 정보가 들어 있어서 휴대폰만 열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짓’을 하고 다녔는지가 다 나온다.이렇게 얘기한 사람이 바로 이재명 경기지사다.이 지사는 2016년 11월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 촉구 강연에서 "제가 하나 재미있는 걸 알려드릴게요. 여러분은 절대 사고를 치면 전화기를 뺏기면 안 됩니다"라며 "이거 하나 분석하면 여러분이 이 전화기 산 이후로 어디서 무슨 짓을 몇 시에 뭘 했는지 다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이거를 절대 뺏기면 안 돼요"라고 말했었다.실제 보이스 피싱범 등 범인이 잡히면 휴대폰부터 던지거나 파손하고, 경찰이 범인을 잡으면 휴대폰부터 확보한다. 어쨌든 이지사의 말을 잘 들어서인지 켕기는 게 많아서인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한 검찰 압수수색 당시 휴대폰을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보도되었다. 본인은 30일 “창밖으로 던진 건 아니다”라며. 압수영장이 발부된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 “사정이 있다”라고만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휴대폰을 없애거나 망가트린 것 아닌가 하는데엔 이견이 없다. 또한 이재명 지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개인적 친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편에선 그 반대의 가능성이 점점 제기되고 있다. 대장동 사업의 핵심이 누구인지를 떠나, 경기도 지사이자 유력 여권 후보가 국민에게 가르쳐준 대로 불리할 땐 휴대폰을 잘 버리는 게 맞나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화천대유 천화동인, 무협지인가?
필자가 중학교 다닐 때 ‘소림사 18동인’이란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최근 ‘대장동’ ‘화천대유’ ‘천화동인’이란 단어가 갑자기 언론을 뒤덮었다.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누구의 호(號)나 별칭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회사 이름이다. 어떤 작명가가 지었는지 몰라도, 참으로 희한하게 이름을 지었다.사건은 더 희한하다. 파면 팔수록 의혹은 깊어가만 간다.엄청난 투자 이익때문이다. 내용도 무협지 같다.‘이재명 게이트’로 시작했다가,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으로 ‘국민의힘 게이트’로 전세가 역전되었다. 월급 250만원 받는 31살 젊은이가 6년 동안 근무한 퇴직금에 인센티브 그리고 산업재해 보상이라고 하지만, 그러기엔 50억원은 너무나 크다. 아빠 찬스에 대한 보상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는 상황. 곽상도 의원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과연 그럴까?한편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김만배 씨는 수백억원씩 현금으로 가져다 여기저기 써댔고,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50억 그룹’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업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50억원씩 나눠줄 계획이었고, 곽상도 의원 아들은 그중 한 명이라는 얘기다.이렇게 흥청망청 돈을 쓸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엄청나게 벌었기 때문이다.성남시가 절반 이상을 회수했어도, 워낙 크게 남길 수 있었다. 게다가 주요 구성원들엔 이재명 지사와 관련 있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투자자나 관련 인사들을 보면 대법관 출신을 비롯한 판검사 출신들에, SK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 그리고 영화배우 박중훈까지 화려한 면면을 자랑한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히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부동산 개발사업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수익률도 높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은 위치상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이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29일 "성남시가 주도한 민관합동 개발사업에서 민간에 엄청난 특혜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대해서 당시 기획자이자 시장이었던 이 지사는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대장동 개발 사업은 공공개발의 외피를 쓴 민간 특혜사업이었다는 것이 팩트"라고 주장했다.필자는 심상정 의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대장동 사건’은 여야에 관계 없이 공공의 모양을 갖춰가며 엄청난 수익을 끼리끼리 나눠 먹은 무협지 같은 사건이 아닌가 싶다.<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꽃으로도 때린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배우 김혜자가 아프리카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겪고 느낀 점을 주제'로 쓴 책으로,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2004년에 펴낸 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17살 소년이 60대 노인을 꽃으로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지난 25일 밤 경기 여주시에서 A군 등 10대 청소년 4명이 채소를 파는 노점상 60대 할머니 B씨를 꽃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A군은 국화꽃으로 할머니 B씨를 때리며 "야 니 남자 친구 어디 있어 헤어졌냐? 담배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 그것만 딱 말해"라며 할머니에게 담배 셔틀을 요구했는데, 그 꽃송이는 바로 옆 소녀상 앞에 놓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연행된 A군은 ‘장난이었다’고 말했지만, 이게 ‘장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별로 없을 듯하다.지난 4월 22일 오후 3시 쯤 190cm의 거구인 27세 A씨가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70대 노인 B씨를 무차별 폭행을 해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한편 지난 29일 SBS 뉴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성 A씨 배달노동자 B씨가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다. A씨는 통화를 하다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렸고, 이를 본 A씨는 "저기 죄송한데, 마스크 쓰고…"라며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A씨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못 배운 XX가"라더니, A씨를 따라가며 "그러니까 그 나이 처먹고 나서 배달이나 하지, XX XX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A씨는 아버지뻘 되는 B씨가 배달을 마칠 때까지 쫓아다니며, "일찍 죽겠다. 배달하다 비 오는데 차에"라는 막말을 퍼붰다.그런가 하면 생후 20개월 된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남성 양씨가 이번엔 장모에게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학대방지협회가 공개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양씨는 손녀와 딸의 근황을 묻는 장모의 문자 메시지에, 뜬금없이 "어머님이랑 한번 (성관계) 하고 싶다"고 답장을 보낸 것이다. 무슨 말이냐 재차 확인했지만 같은 의미였다고 한다.꽃으로 때린 17세 청소년도 이런 환경에서 자랐을테니,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있을 리 없다.필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엔 버스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배웠고, 실제 자라면서 그렇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초등학생이 자리를 양보하는 건 볼 수 없다. 동행하는 부모도 말린다. 오히려 나이가 어느 정도 된 사람들이 자리 양보를 한다. 60살 필자도 가끔 자리를 양보한다.시대가 바뀌다 보니 ‘장유유서’나 ‘어른 공경’란 말은 옛말이 되었다.이렇게 수십년 지나면 존댓말도 사라질 것 같다. 나이 많은 게 자랑은 아니지만, 아들이나 손자뻘 되는 애들한테 무시당하고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서러울 뿐이다.지금 어른을 무시하고 폭행하는 젊고 어린 사람들도 언젠간 나이 먹고 노인이 될텐데,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지 걱정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