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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군대보다 더 폭력적인 대학 운동팀

20-01-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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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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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군 복무를 할 때만해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고참들의 폭력은 당연해 보였다. 구타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었고, 얼차려는 차라리 인간적인 기합이었다. 언어 폭력은 폭력에 들어가지도 않았었다.

 

현재의 사병들은 필자가 근무할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산다고 한다. 물론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고참들에 의한 구타나 얼차려는 사라지고 언어폭력만 일부 남았다고 한다.

 

그래서 20대 청년들은 이제 과거 폭력사회에서 벗어났나 싶었다.

필자의 착각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16일 발표한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924명 대학생 선수의 설문 조사 결과를 담은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33%(1613)는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신체폭력을 경험한 선수 중 15.8%(255)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했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 박기 · 엎드려뻗치기(26.2%)'였고,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 행위(13%)'가 뒤를 이었다. 라이터나 옷걸이 심지어 파리채로도 때렸다.

신체폭력은 선배선수(72%)나 코치(32%), 감독(19%) 순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인권위가 지난달 발표한 '초중고 학생 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선수 중 84%는 현재 대학교 내 기숙사나 별도의 합숙소 등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외출·외박은 물론 복장 제한까지 당하고 점호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 운동선수면 성인이고, 성인이면 당연히 자기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대학 운동선수들에겐 기본적인 인권도 없다.

군대에서 조차 사라진 폭력과 군기잡기가 군인이 아닌 운동선수들에게 왜 아직 남아있는 알 도리가 없다.

 

대학생이면 지성의 상징이고 배운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에도 성인들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혹자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군기를 잡아야하고, 폭력은 어쩔 수 없다라고 강변할지 모른다.

프로구단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구단엔 폭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팀 내 분위기가 좋은 팀이 나쁜 팀보다 성적이 좋은 경우를 보면, “폭력=성적은 아니다.

자기 분풀이나 우쭐하는 생각으로 괜히 후배나 제자들에게 폭력 휘두르는 게 아닌지, 솔직하게 묻고 싶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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