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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집단 우울증”의 “워리” 크리스마스(Worry Christmas)

19-01-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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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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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크리스마스 열기는 엄청났다.

라디오에선 어느 방송이든 이를 땐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캐롤들을 끊임없이 방송했고, 길거리에선 12월이면 어김없이 캐롤들이 시끄러울 정도로 울려 퍼졌다.

필자가 대학 다닐 때쯤엔 크리스마스 이브엔 아예 집에 들어가지 않는 날이었다. 기독교를 믿든 안 믿든 명동 등 길거리엔 사람들이 밀려다닐 정도로 넘쳐나고,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밤새 술을 퍼마시는 등 나름대로의 파티를 즐겼다. (그 다음날 아침은 대개 사망 수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아무튼 국민 대다수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저작권료 등으로 인해 길거리 캐롤이 거의 사라졌고, 밤새 술 마시는 분위기도 크게 줄었다. 집에 일찍 들어가는 건전한 분위기가 조성된 긍정적인 탓도 있다.

 

그런데 올해엔 좀 심하다.

우선 길거리가 너무 한산하다. 캐롤 없는 성탄전야와 소박해진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장식들 속에, 젊은이들이 모이는 몇 곳 말고는 평소보다도 사람들이 더 적다. 성탄절 전날에 필자는 일이 늦게 끝나 10시가 넘어 지하철을 타고 퇴근했는데, 잠실역에서 내린 퇴근길은 한산한 정도가 아니라 음산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구세군 자선남비 모금액도 작년보다 16% 이상 줄었다. 그 이유를 어떤 전문가는 공동체 의식의 저하라고 주장했지만, 경기 침체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내년 경기가 좋아질 것 같지도 않은데 또 최저임금은 왕창 올리겠다고 해서 죽겠고, 그 때문에 알바생들은 일자리가 줄까 걱정이고, 청년들은 취업이 안 돼 노이로제 걸릴 것 같고, 필자 같은 서민들은 물가는 오르는데 가계의 적자 폭만 커가니 애가 타고.... 그런데 정부는 경제 망치는 헛발질만 여태 하다가, 지금도 뭘 해야 하는지 헤매고 있어 믿음이 안가고....

 

이 정도면 가히 국민 대부분이 집단 우울증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성탄절엔 누구나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한다.

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국민 대부분이 우울하다보니 걱정 많은 워리(Worry:걱정하다) 크리스마스가 되어 버렸다.

 

내년에는 정말 메리 크리스마스가 될지 또 워리 또는 글루미(Gloomy:우울한) 크리스마스가 될지, 아니면 더 심하게 블랙 크리스마스가 될지 모르겠다.

, 어쨌든 이번 성탄절은 정말 걱정 많고 우울한 성탄절이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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