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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사립유치원 비리, 나랏돈을 이따위로 관리했나?

18-11-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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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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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의 경우 유아학비 1인당 월 22만원에 방과 후 7만원이 국고에서 지원된다. 교사 등에게 처우개선비도 지급된다. 유치원생이 100명이면 일 년에 4억원정도 지급한다는 얘기다. 실로 어마어마한 액수다

그런데 기가 찰 노릇은 이렇게 큰 비용을 나랏돈으로 지급하면서, 그 회계처리를 엉망으로 하도록 놔뒀다. 정부나 정치권에 엄청난 로비를 한 것으로 의심이 간다.

 

나랏돈 쓰기가 얼마나 힘든지 해본 사람은 다 안다. (특히 빌려주는 자금이 아니라 지급하는 자금의 경우)

IT 또는 콘텐츠 등 관련해 정부 지원자금 또는 정부 프로젝트로 몇 천 만원이라도 받으려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공고에 따라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한다. 작성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일차로 서류 심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대면 평가, 즉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외부 심사위원 6~7명에게 질문도 받아가며 끝내고 나면, 그 평가에 따라 우선 대상자가 힘들게 선정된다. 그러면 또 외부 심사위원이 포함된 사무실 실사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경쟁률이 꽤 세다.

선정 되면 계약을 하고, 대개 정해진 은행계좌와 체크카드를 받아 그것만으로 사용해야 한다. 비용은 사전에 제출한 항목에 따라 그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세금계산서는 물론 현금 지출 시에는 반드시 은행의 출금확인서 같은 증빙이 필요하다. 만약 회의나 행사를 할 경우 참석자들이 서명한 명단과 관련 제작물(팜플렛, 현수막, 배너 등) 사진이 있어야 그 비용이 인정된다. 식사라도 할 경우 1인당 3만원 내에서 저녁 9시 이내에 계산을 마쳐야 하며, 주류는 안 된다. 하다못해 인쇄물의 경우에는 포장하는 사진과 인쇄물 박스를 다 쌓아 놓은 사진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사후 지정 회계법인에서 감사를 하여 증빙이 부족하면 토해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아차 실수하면 형사 입건이다. 서류 만들기 힘들어 못하겠다는 경우도 많다. (필자가 이렇게 지루하게 나열하는 이유는 그만큼 나랏돈 쓰는 게 힘들다는 의미다)

 

불과 몇 천 만원 받는 것도 이럴진대, 몇 억 원이나 지급하고도 엉터리로 회계를 하게 방치했다니 정말 화가 날 지경이다.

 

사립유치원에 교육 회계 시스템을 적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어떤 원장은 우리는 개인사업자기 때문에 법인처럼 그렇게 할 수 없다라고 얘기했다. 정말 헛소리도 유분수다. 위에 필자가 적은 경우는 법인이나 개인을 막론하고 같이 적용되며, 요즘은 개인과 법인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하다. 회계가 느슨하게 하기 위해 개인 사업자를 유지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필자는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고, 그 책임은 우선 정부에 있다고 본다. 나랏돈을 주고 관리를 이렇게 엉터리로 하니, 그냥 알아서 떼어 먹으란 것과 뭐가 다른가? 과거 어린이집 원장을 했던 한 인사의 말에 의하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나 비리가 있는 곳이 없는 곳보다 훨씬 많고, 국공립조차 비리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참에 우선 모든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세무감사를 해야 한다. 만약 못 하겠다고 아이들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한다면 더욱 강도 높게 세무조사를 해서 형사 입건도 해야 한다.

또한 투명한 회계를 위해 모든 유치원을 법인으로 바꾸고, 정부의 회계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사립유치원들과 그들을 대변하는 한유총은 입 닥치고 자중하며, 국민과 나라의 처분을 잠자코 기다릴 것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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