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활동 | 대학 수학 물리에 ‘통달’한 자식
25-07-01 10:29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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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학 물리에 ‘통달’한 자식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서울대 게시판에 26일 "이과 교양 조교"라고 밝힌 작성자가 '성적 클레임을 학부모가 하네'라는 제목의 글이 올렸다.
공개된 메일에서 학부모는 "아이 성적을 확인했는데 C학점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통탄을 금치 못하겠다"며 "영재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대학 수학, 물리를 통달한 아이가 어떻게 C를 받을 수 있느냐. 어떤 경우에서라도 상대평가에서 C학점을 받을 학생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그 대단한 서울대학의 성적 평가 방식이 참으로 엉터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적었다.
나아가 학부모는 "특히 이 과목은 조교가 채점하는 과목이라고 하는데 당신은 조교이지 교수가 아니지 않냐"며 "그래서 저는 당신이 채점한 결과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강좌를 진행하는 교수가 직접 재채점을 진행해서 아이가 받을 만한 성적을 부과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이에 조교는 "교수님은 성적 처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보시고 그냥 무시하시는 것 같다"며 "학생 답안지를 스캔해 부모님께 보내드렸다고 알리며 상황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영재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대학 수학 물리를 통달한 아이’라고 표현했다. 따라서 학부모는 대학의 수학과 물리를 ‘통달’한 자식이, 고작 ‘교양’ 과목에서 C를 받은데 대해 분개한 모양이다. 그러면서 조교가 자식보다 실력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 실력이 없는 조교가 감히 ‘대학 수학과 물리를 통달’한 내 자식의 답안을 제대로 채점할 수 없다고 착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조교가 현명하게 자식의 답안지를 보내 줬으니, 현실을 직시하리라 생각한다.
아직도 이런 부모가 있다니...
자식을 영재로 만들고 싶은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너무 지나친 헬리콥터 부모다.
대학 수학 물리를 통달했다고 생각할 만큼 얼마나 억지로 공부를 시켰을까?
또 학생의 답안지를 받아보고 자식을 얼마나 야단쳤을까?
그런 부모 밑에서 자라는 자식은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을까?
그렇게 자란 자식이 성장해서 혼자 독립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필자는 억지로 시키는 공부에 학생은 정말 스트레스를 받고, 그만큼 부모에 대한 사랑은 식는다고 믿는다.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다. 그리고 공부 스트레스에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해서라고 하겠지만, 그건 부모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자식이 대학 수학 물리에 ‘통달’했다고, 믿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게 아닐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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