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해뜰날’이 졌다!
25-03-06 13:13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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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뜰날’이 졌다!
‘해뜰날’ 가수 고(故) 송대관의 발인식이 오늘(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송대관은 1967년 ‘인정 많은 아저씨’로 데뷔해, ‘해뜰날’, ‘유행가’, ‘네박자’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특히 태진아·설운도·고(故) 현철과 함께 ‘트로트 사대천왕’으로 불리며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사실 필자는 송대관의 팬은 아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늘 서민적 이미지였지만, 가수라고 하기엔 가창력에 의문을 품곤 했다.
하지만 그의 노래 ‘해뜰날’만큼은 우리나라 대중가요 역사상 최고 중 하나라고 인정한다.
1975년 발표한 ‘해뜰날’은 당시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한 젊은이들, 암울한 정치 분위기, 노동 약자가 겪는 아픔,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사는 힘든 삶 등을 보둠는 건 물론,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와 함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래였다.
이 곡으로 송대관은 1976년 MBC 10대가수 시상식에서 가수왕과 최고 인기가요 등 2개 상을 휩쓸었고, 이후 3년 연속 MBC 10대가수로 최정상 가수로 등극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호의호식해야 하는데, 상황은 정반대였다.
2013년 아내가 부동산 투자 실패로 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지난 2021년 송대관이 한 방송에 출연해 “채무를 10년에 걸쳐 회생해가며 갚고 있다”면서 “빚이 280억원에 이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송대관은 월세살이를 하며 70대 나이에도 하루 5개의 행사를 소화했는데, 차에서 삼각김밥으로 허기를 때웠다고 한다.
한편 미국의 제이 가일스 밴드(The J. Geils Band)는 1982년 2월 6일부터 6주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Centerfold>의 전주와 후렴구에서 <해뜰날>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이 밴드 리더가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전력이 확인되면서 의혹은 설득력을 더했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한국이란 작은 나라에선 할 게 없었다.
이렇게 ‘해뜰날’은 작사와 작곡 모두 성공한 노래다.
언젠가 필자의 친구가 힘들 때 ”난 가끔 해뜰날 가사를 생각하는데, 가사가 참 좋아“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도 해뜰날 가사를 참 좋아하고 종종 되뇌이기도 한다.
안타까운 말년을 산 가수 송대관의 명복을 빌며, 해뜰날 가사를 한번 읽어 보자.
꿈을 안고 왔단다 내가 왔단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모두 비켜라~
안 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
쨍! 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뛰고 뛰고 뛰는 몸이라 괴로웁지만~
힘겨운 나의 인생 구름 걷히고~
산뜻하게 맑은 날 돌아온단다~
쨍! 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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