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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권기자 | 오빠

24-08-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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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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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큰오빠와 여동생, 큰누나와 남동생은 좀 애틋한 감정이 있었다. 큰오빠는 여동생을 보살피고, 큰누나는 남동생에게 엄마 노릇처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아이들을 여럿 낳지 않다 보니, ‘오빠라고 하면 나이가 약간 많은 남성또는 남성 아이돌을 칭하는 말처럼 되어 버렸다.

 

어쨌든 오빠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오빠생각이다.

최순애(1914~1998)가 불과 12살 때인 1925년 그의 친오빠 최영주를 그리는 동시 '오빠생각'을 써 잡지 "어린이"에 투고해 입선했는데, 5년 후 클래식 음악 오르간 연주가였던 작곡가 박태준이 이 시에 곡을 붙여 만든 동요가 바로 오빠생각이다. 실제로 최순애는 오빠가 그리워서, 동네 어귀 언덕에 올라가 한없이 오빠를 기다리곤 했단다.

 

갑자기 오빠를 소환한 건, 훈훈한 보도를 접해서다. 보도를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달 1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한 편의점 앞에서 만 3A양이 '이모뻘'의 이웃 여성들을 보고 달려오며 "오빠들을 찾아주세요"라며 울었다고 한다. 큰오빠(11), 작은오빠(8)와 밖으로 놀러 나왔다가 그만 길을 잃은 것이었다. A양의 집 주소나 부모 전화번호 등을 알 수 없던 경찰은 하는 수 없이 A양을 순찰차에 태우고, 최초 A양이 길을 잃은 지점으로 되돌아가 순찰을 시작했다. 경찰은 A양의 손을 잡고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재차 순찰차에 타 다른 지점으로 이동해 가며 순찰을 이어갔다. 계속된 순찰 과정에서 갑자기 한 남자아이가 순찰차를 보고 손을 흔들며 뛰어왔고, A양은 "어 오빠다"라고 소리쳤다. 결국 이 순찰차 안에서 A양과 오빠 등 삼 남매가 헤어진 지 30여 분 만에 그야말로 '눈물의 상봉'을 했다는 내용이다.

 

우선 만 3살 여자아이가 이웃과 경찰의 도움으로 짧은 시간 안에 오빠들을 만나게 된 스토리가 자체가 훈훈하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가슴이 훈훈해지는 이유가 있다.

바로 삼남매 그리고 오빠.

우선 요즘 아이 셋 있는 집이 드물다. 하나도 낳지 않으려는 풍토에 셋 씩이나...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학원 다니랴 게임 하랴 각자 몹시 바쁘기 때문에, 삼남매가 모여 노는 것도 쉽지 않다. 더욱이 집 안에서 노는 것도 아니고, 집 밖에서 삼남매가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는 걸 상상하니 흐뭇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길을 잃은 3살 여동생이 길을 가던 여성들에게 오빠 찾아달라고 얘기하고, 어른들이나 경찰의 말을 잘 따른 것도 기특하다. 그리고 여동생을 잃은 오빠들은 동생을 찾으러 동네방네를 뛰어다녔으니, 나중에 부모로부터 약간의 야단을 맞을지언정 나름대로 기특하다.

어쨌든 삼남매가 우애가 좋아 보인다.

 

사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집 밖에서 형제들이 모여 같이 노는 건 흔한 광경이었다. 특히 나이 차이가 좀 나면 오빠와 여동생 사이가 돈독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이젠 삼남매가 같이 노는 게 오히려 훈훈한 장면이 되었고, ‘오빠 여동생보다 각자만 아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어쨌든 눈물의 상봉 삼남매는 오래오래 우애 있게 잘 살 것 같다.

참고로 오빠생각노래는 2절 가사가 더 애틋하니, 꼭 음미해 보시길. (사진)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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