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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모으기의 나라

24-03-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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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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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으기의 나라


국가가 경제적으로 어려울수록, 독재국가일수록 국민들에게 ‘모으기’를 시킨다. 대표적인 경우가 북한이다. 주민들에게 걸핏하면 ‘쇠’ 같은 걸 모으라고 한단다.


‘모으기’하면 대한민국이 뒤질 수 없다.

IMF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은 세계적으로도 신화처럼 남아있다. 금이 전혀 생산되지 않는 한국이 대량으로 금을 수출하면서, 세계 금값이 갑자기 내렸을 정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거나 연말이면 꼭 성금을 거뒀다. 그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학생이나 기업은 의무적으로 내야 했다. 학교마다 할당량이 있다고 했다. 돈이 없어 못 내는 학생들은 야단을 맞기도 했다.


그런데 ‘돈’ 뿐만 아니라 북한처럼 다른 것도 거뒀다.

쌀 모으기가 대표적이다. 흰 쌀을 편지봉투에 담아 냈다. 편지봉투 하나면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당시 한 반의 학생 수가 90명 정도였으니 상당량의 쌀이 모였다.

또 필자가 국민학생 시절엔 ‘쇠 모으기’도 했었다. 학생 1인당 2~3kg 정도를 모아가야 했다. 갑자기 쇠를 모으려니 쉽지 않았다. 지금처럼 통조림이나 캔이 흔하던 시절도 아니었다. 쇠를 찾아 동네를 헤매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모으기는 ‘오줌’이었다.

필자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 어느 날 갑자기 깔대기가 꽂힌 흰색 오줌통이 등장했다. 깔대기에 잘 조준해서 소변을 봐야 했다. 사실 그 전엔 소변기가 없었기 때문에 오줌이 발에 많이 튀었는데, 오히려 더 위생적이란 느낌도 있었다. 학교는 물론 공중화장실에도 모두 오줌통이 생겼다. 다만 여성의 경우 모으기가 쉽지 않아, 남성에게만 해당되었다.

오줌을 모으는 이유는 ‘유로키나제’라는 혈전 용해제를 채취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 오줌의 성분이 좋아 비싼 가격으로 해외에 수출했다. 그래서 모든 남성들은 외화벌이를 한다는 애국심으로, 오줌 모으기에 적극 참여했다. (사실은 안 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오줌을 모아 천연비료를 만들고, 환경 보호를 위해 소변 모으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버리지 않고 모으면 좋은 게 오줌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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