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 banner1 header banner2
  • 커뮤니티 문답방 · 전문가문답방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전체기사

전체기사

배재탁칼럼 | ‘묘기 대행진’과 달인

24-03-04 08:38

페이지 정보

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74

본문

‘묘기 대행진’과 달인


필자가 어렸을 때인 1970대 언젠가 ‘묘기 대행진’이란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묘기 대행진’엔 서커스 같은 묘기도 있었지만, 지금의 SBS TV ‘생활의 달인’에 출연할 말한 인물들이 출연했었다. 예를 들면 ‘주산왕’ 또는 ‘주산 9단’ 같은 사람들이다. (주산에 대해선 한번 올린 바 있으므로 넘어감)


그야말로 ‘생활의 달인’들도 출연했는데 지금은 사라진 직업이나 작업들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우편 소인 찍는 우체국 직원’이다.

편지에 우표를 붙이거나 관제엽서를 우체국에 보내면, 소인을 찍어 우표를 확인하고 재사용을 막는 과정이 있다. 이를 위해 많은 우편물(편지나 엽서)을 잘 늘어놓고, 파이프 담뱃대 같은 소인도장으로 박자에 맞추듯 소인을 찍었다. 그런데 소인 도장에 잉크를 묻혀야 하므로, 스탬프 찍고 우편물에 소인을 찍으므로 말발굽 같은 소리가 났다. 관객들은 신기해서 박수를 쳤다. 지금은 기계로 한다.


은행원들도 가끔 출연했다. 이들은 돈을 세러 나왔다. 지금이야 돈 세는 기계를 사용하지만, 당시엔 일일이 돈을 세야 했다. 그래서 ‘얼마나 지폐를 빨리 세는가’를 묘기 삼아 보여줬다. 한 번에 다섯 장씩 세기와 낱장 세기 등의 묘기였다. 나아가 한 번에 100장 집기도 보여줬다. 순전히 느낌으로만 정확히 100장을 집어내는 묘기였다. 지금은 순식간에 기계가 다 해 준다.


수타면의 달인도 출연했던 것 같다.

손으로 면을 아주 가늘게 뽑아서 바늘귀를 통과시키는 묘기다. 지금은 수타면 자체가 거의 없고, 유명 중국음식점에서도 기계면을 사용한다. 가끔 있는 수타면 음식점에선 대개 중국인들이 면을 뽑는다. 상당히 고된 일인가 보다.


이렇게 그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다 보니, 지금도 사람들은 가끔 ‘묘기 대행진’이란 말을 쓴다. 아니, ‘묘기 대행진’이 보통명사화 된 것 같다.

지금은 ‘생활의 달인’으로 발전(?)했지만, 왠지 옛날의 ‘묘기 대행진’이 더 대단한 느낌이었다. 당시엔 볼 거리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에서나 유튜브에서나, 지금은 달인이 넘쳐 나는 세상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추천 0

전체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