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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예전엔 왜 그렇게 추웠을까?

24-02-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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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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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왜 그렇게 추웠을까? 


12월 초엔 봄 같은 날이 계속되더니, 갑자기 한파가 몰려 왔다. 며칠 전 그 와중에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필자 보다 열 살 정도 많은 분이 이런 얘길 했다. “이건 추운 것도 아냐, 내가 어렸을 땐 얼마나 추웠는데. 만날 영하 10 몇도 20도 내려가고. 귀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고...”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꼭 기온이 낮아서 추웠을까?“


기상청 발표를 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1975년부터 2019년까지 겨울철 평균온도가 약 1도 정도 올라간 걸 알 수 있다. (사진) 하지만 그 정도 차이로 예전엔 훨씬 추웠다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기온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를 꼽고 싶다.

필자가 어렸을 때 살던 집은 단열재도 없는, 벽돌 한 겹짜리 집이였다. 아랫목은 따뜻하지만 윗목은 추웠다. 엉덩이는 뜨끈뜨끈해도 코가 시렸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윗목에 놓아둔 물이나 걸레가 꽁꽁 얼어 있었다. 춥게 자고 일어나면 하루종일 추운 느낌이 든다.

학교에 가도 조개탄 난로 하나가 전부다. 상점에는 연탄난로가 있을 뿐이다. 좋은 건물에나 가야 난방이 제대로 되었다. 어딜 가나 추웠다.


옷의 차이도 크다.

요즘 필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가볍고 따뜻한 패딩이나 파카가 없었다. 질 좋은 코트나 겨울옷도 드물었다. 그러니 내복은 필수였다. 그래서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내복을 사 드리는 게 관습이었다. 당시엔 어머니들의 솜씨가 좋아서, 아이들은 어머니들이 뜨게질로 손수 짜신 스웨터를 입기도 했다. 하지만 추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이유들로 예전이 더 춥게 느껴진 게 아닌가 싶다.


필자가 어릴 땐 겨울에 바람을 맞다 보면 손이 잘 텄다. 당시엔 목욕이나 온수 시설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손이 트면 어머니는 대야에 더운 물을 담아 오셨다. 일단 손을 5분 정도 담가서 때를 불려야 했다. 따뜻한 물이 귀한 시절이라, 손을 담그고 있는 느낌이 참 좋았다. 하지만 좋은 것도 잠시, 때를 불리고 나면 어머니는 때수건으로 박박 문지르셨다. 튼 손이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비누로 손을 씻고 나서, 어머니는 글리세린을 발라주셨다. 다음 날이면 금세 좋아졌다.


예전엔 겨울 나기가 참 힘들었다. 하지만 당시엔 누구나 그러려니 생각했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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