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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다용도 카바이트

24-01-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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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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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용도 카바이트


필자가 어렸을 때, 포장마차를 비롯해 거의 모든 노점상들은 조명으로 카바이트를 사용했다. 전기보다는 덜 밝았지만, 나름대로 꽤 운치가 있었다.


* 인터넷을 찾아보니 카바이트는 탄화칼슘(calcium carbide)이란 합성물질로, 원래 ‘카바이드’가 바른 말이지만 흔히 ‘카바이트’라고 부른다. 원래 열을 내는 공업용으로 발명했다.


카바이트불은 촛불처럼 생겼지만 꽤 밝았다. 그리고 웬만한 비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특징이 있었다. 다만 특유의 냄새가 났다.(몸에는 별로 좋지 않은 냄새였을 것 같다) 특히 다루기 쉽고 가격도 저렴해, 많은 사람들이 애용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카바이트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70년대 종로는 온통 학사주점이었고 막걸리집들이 가득했었다. 막걸리는 시간을 들여 스스로 발효가 되게 해야 제대로 된 막걸리 맛이 나는데, 당시에는 빨리 생산해 한 병이라도 더 팔려고 막걸리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카바이트를 첨가했다. 돈 없는 청춘들은 싸구려 카바이트 막걸리라도 사 마셨다. 하지만 먹고 난 다음 날 어찌나 머리가 깨지게 아픈지, 안 먹고 싶은 술 1위였다고 한다.


카바이트는 홍시를 빨리 숙성시키는데도 사용됐다.

감이 홍시가 되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한데, 기다리는 게 싫었던 사람들은 카바이트로 속성 홍시를 만들었다. 특히 카바이트를 사용하면 감 특유의 떫은 맛이 사라진다고 해서 더욱 애용되었다. 하지만 화학합성물질이 몸에 좋을 리 없었고, 지금은 퇴출되었다.


지금은 일반인들이 카바이트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조명으로는 꽤 쓸모가 있기 때문에, 전기를 사용하기 힘든 밤낚시나 야영 캠핑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사실 야외에선 전깃불 보단 카바이트불이 운치가 있긴 하다.


다만 요즘 생산되는 카바이트 등에는 반사경이 붙어 있어, 예전에 흔히 사용하던 카바이트불의 형태와 좀 달라졌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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