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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체 꺼내는 집

23-12-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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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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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꺼내는 집


소화불량일 때 흔히 체했다고 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체(滯): 먹은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아니하는 증상‘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들은 음식물이 소화되어 소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뱃속에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어렸을 땐 ‘체 꺼내는 집’이라는 곳이 있었다. 말 그대로 뱃속에 소화가 안 되고 남아 있는 음식물을 강제로 토하게 해서 꺼내는 집이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 두세번 간 적이 있다. 아무리 소화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고, 명치 부근이 영 아팠다. 그래서 분명히 기억나는 건 한 번은 오징어 먹고, 또 한 번은 고기 먹고 체해서 갔었다. (지금도 오징어를 안 먹는다)


‘체 꺼내는 집’에 어머니와 함께 갔었는데, 어떤 할머니가 일을 보셨다. 그 할머니는 일단 증상을 듣고 늘 똑같이 백동 대야에 물을 담아 온다. 그리고 손가락 열 마디를 모두 딴다. (아프기도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비위생적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고 자극하여 억지로 토하게 만든다. 그러면 신기하게 물에 퉁퉁 불은 고깃덩어리가 나온다. 그게 바로 소화가 안 되고 위에 남아 있던 ‘체’다. 억지로 토하다 보니 눈물도 찔끔 나오고, 괴롭고 기분도 안 좋다. 하지만 눈앞에 ‘체 덩어리’를 보면서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집 앞에 있는 약국에 가서 ‘까스 파파(액체 소화제) 1병이랑 훼스탈 두 알을 사 먹으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하고 나면 속이 편해졌다. (물론 의사들은 그런 행위가 위장 건강에 아주 나쁘다고 했다)


한편 ’체 내리는 집‘도 있었다.

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토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장으로 내려보내는 방식인가 보다.


어쨌든 지금은 유사의료행위로 ’체꺼내는 집‘은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도 궁금한 게 있다. 뱃속에 그런게 어떻게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당시 소화제가 신통치 않아서일까?

병원에 갔었어야 했나?


지금은 ’체 꺼내는 집‘에 갈 만큼 소화불량에 시달리지 않는다.

그리고 위 내시경을 해보면 위장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경우는 없다.


그럼 물에 퉁퉁 불은 ’체 덩어리‘는 뭐지?

속았나?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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