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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솜틀집은 아직도!

23-12-1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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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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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틀집은 아직도!


얼마 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 소화전 구석에 붙은 ‘솜틀집’ 광고 스티커를 보았다. 갑자기 어렸을 적 솜틀집 생각이 났다.


예전엔 ‘이불’ 하면 당연히 목화솜이 들어간 ‘솜이불’이었다.

그런데 목화솜의 단점은 오래 사용하게 되면 굳으면서 단단해진다는 점이다. 습기에도 취약해, 갈수록 무거워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걸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이불이 두껍고 단단하다보니 햇볕에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등장한 게 ‘솜틀집’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동네마다 있었고, ‘솜틀집’ 광고 벽보도 사방에 붙어 있었다. 필자가 결혼할 때만 해도 솜이불은 신혼부부의 필수품이자, 시댁 필수 예단이었다.


필자도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 솜틀집에 한번 가본 적이 있다.

당시엔 이불 홑청을 뜯어 빨고 풀 입히고 말려고 다듬이질 해서 (가끔은 필자도 다듬이질을 했다) 따로 작업해 놓는다. 이와 별개로 안의 이불솜과 솜 주머니(? 그걸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만 솜틀집으로 낑낑 들고 깄다. (목화솜이라 꽤 무거웠다. 지금 같으면 차에 싣고 갈텐데...)

솜틀집에 가보니 솜털 가루를 머리부터 눈썹까지 하얗게 뒤집어 쓴 부부(?)가 일하고 있었다. 커다란 통이 있는데 윙윙 큰소리가 나며 모터가 돌아가는 것 같았고, 그 안에 솜을 막대기로 넣으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솜을 튼(되살리는 작업을 한) 이불에 누우면, 정말 푹신하고 따뜻해서 새 이불 같았다.

그런데 가끔은 솜틀집에서 솜을 빼낸다는 얘기도 있었다. 당시엔 솜값이 비쌌는데, 솜을 틀어 놓으면 부피가 가늠이 안 되어 일부를 빼돌려도 소비자가 모른다는 점을 악용한 절도였다.


그런데 최근엔 솜틀집의 기능이 확장되었다. 이불을 통째로 가져가면 단순히 솜을 트는 것뿐만 아니라 살균 소독 이물질 제거에 전체를 리폼해 준다.


요즘은 겨울에 난방이 잘되다 보니 두꺼운 솜이불은 무겁고 필요 없다. 따라서 오래 묵은 멀쩡한 솜이불 한 채를 틀면 두 채로 분리해 나누어 사용할 수도 있다. (솜이불이 상할 경우, 문제의 부분을 제거하면 그대로 한 채가 되겠지만)


예전의 이불솜은 지금 돈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목화재배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학섬유가 아닌 솜이불만의 매력이 있다.

이불장 맨 밑에 눌려 신음하고 있는 솜이불을 가져다, 솜 한번 틀어 볼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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