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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소시지와 핫도그

23-11-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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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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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와 핫도그


필자가 어렸을 땐 지금처럼 돼지고기로 만든 ‘햄 소시지’는 찾기 어려웠다. 흔히 소시지라 하면 밀가루로 만든 살구색 소시지였다. (지금의 ‘옛날 소시지’ 또는 ‘빨간 소시지’보다는 좀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한냉 같은 회사에서 만들었는데, 소시지 특유의 향이 있었다. (지금도 비슷한 느낌의 CJ야채소시지 같은 제품에선 그 향이 난다)

당시 소시지는 비싼 음식이었다. 잘 사는 애들이 도시락 반찬으로 싸 왔다. 보통의 애들은 부럽기만 했다. 일반적으론 소풍날 김밥에 들어간 소시지를 맛볼 수 있었다. (그것도 어려웠던 가정이 있었다)


그런데 평소에 그 귀한 소시지를 맛 볼 기회가 있었다. 바로 핫도그였다.

지금 핫도그는 햄소시지 한 줄에 밀가루 반죽을 묻혀 기름에 튀긴다. 그러면 꽤 긴 핫도그가 된다.

하지만 예전의 핫도그는 당시의 바로 그 소시지에 밀가루 반죽을 묻혀 튀겼는데, 문제는 소시지의 크기가 너무 작았다는 점이다. 지름 1cm 정도 되는 소시지를 1cm 정도 길이로 잘라 넣었다. 그러니 말이 핫도그였지, 사실상 밀가루 반죽에 불과했다. 게다가 작은 소시지에 반죽을 여러 번 묻혀가며 키우다 보니, 공처럼 커지는데 크기가 탁구공보다도 컸고, 기분엔 테니스공만 했다.


그래도 나무젓가락에 꽂힌 핫도그를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며 먹었다. 특히 겉에 발라준 케첩은 흔히 먹는 게 아니었다. 조금씩 조심스레 핥아먹고 베어 먹었다. 귀한 핵심 소시지만 남기고 밀가루부터 먹으며, 소시지 냄새에 심취했다. 그리고 마지막 그 소시지를 먹을 때 기분은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원래 작은 소시지가 갈수록 더 작아졌다. 처음엔 높이가 1cm 정도였지만, 갈수록 작아져 나중엔 3mm정도 됐었던 것 같다. 결국 실망한 나머지, 핫도그는 안 먹게 되었다.

지금도 필자는 핫도그를 안 먹는다.


그런데 입맛이란 게 참 희한하다.

필자는 지금도 햄소시지는 안 먹고, 옛날 소시지와 비슷한 CJ야채소시지를 가끔 먹는다. 어릴 적 입맛이 오래가긴 하나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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