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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빨래를 돌려?

23-1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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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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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돌려?


얼마 전 아내가 “빨래 돌린다”라고 한 말을 듣고 속으로 웃음이 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잡다한 생각이 떠올랐다.

‘빨래 돌린다’는 말은 ‘세탁기 돌린다’라는 말에서 발전된 것 같다.

대부분 기계나 전자기기를 작동할 때 흔히 “켠다” 또는 “튼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불(전등) 켜” 또는 “TV(라디오, 켬퓨터 등등) 켜” 혹은 “에어콘 틀어 (또는 켜)” 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탁기는 “돌린다”고 한다. 아마도 세탁기는 모터에 의해 빨래가 돌아가는 게 보여서인가 보다.

그런데 청소기도 “돌린다”고 한다. 돌아가는 게 잘 보이지도 않는데 예전부터 청소기는 돌려왔다. 이 역시 ‘모터로 돌려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선풍기가 눈에 들어 왔다. 날개 돌아가는 게 세탁기나 청소기에 비해 제일 잘 보이는 선풍기는 “켠다”고 한다.


응? 뭐지? 왜 선풍기는 안 돌리지?

생각해 보니 자동차의 경우 굳이 “시동을 건다”고 두 단어로 말한다. 자동차는 엔진이나 모터로 바퀴를 돌리지만, 돌리거나 켜거나 튼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작동을 중단할 땐 모두 “끈다”로 통일된다.

‘켰던’ TV든, ‘돌렸던’ 세탁기나 청소기든, ‘시동 걸었던’ 자동차 역시 모두 (시동을) 끈다.

영어로는 대부분 ‘Start’와 ‘Stop’이다.


만약 우리말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빨래 돌려” 또는 “청소기 돌려”라고 하면, 그 외국인은 빨래나 청소기를 손에 들고 빙빙 돌려야 하나? 그럼 크기가 큰 세탁기는 어떻게 돌리지?

그러다가 “문 닫고 나가”라는 말을 들은 그 외국인은 ‘문을 닫고 나서 어떻게 나가야 하나’ 고민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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