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 banner1 header banner2
  • 커뮤니티 문답방 · 전문가문답방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전체기사

전체기사

배재탁칼럼 | 성병과 치질

23-11-07 08:50

페이지 정보

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237

본문

성병과 치질 


필자가 어렸을 때 동네 벽마다 포스터들이 많이 붙어 있었다. 영화나 정부 정책 등과 관련된 포스터들은 나름 좋은 종이로 인쇄했지만, 나머지 포스터들은 종이가 작고 얇았다. 아마 습자지 종류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당시엔 종이와인쇄 비용이 비싼데다, 밀가루풀을 시멘트벽에 칠하고 포스터를 붙여야 하기때문에 작고 얇은 종이가 사용됐을 것 같다.


필자의 기억으론 그 포스터 중 가장 많은 종류가 ‘성병’이었다.

사실 당시 필자는 그게 무슨 단어인지를 몰랐다. 그냥 무슨 병인가 싶었을 뿐이다. 게다가 신문에도 성병 관련 광고가 많았다. 특히 당시엔 의약분업이 안 된 시기라 약국에서도 광고를 했다.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성기 약국’ 광고는 항상 신문의 같은 자리에 매일 게재 되었다.


성병은 부끄러운 병이다. 또한 걸렸다 하면 아주 괴롭고,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병이다. 필자가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을 때에도 교육받은 것 중 하나가, 성병에 걸렸다 싶으면 감추지 말고 무조건 의무실에 가라는 것이었다. (물론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만큼 성병은 사람들이 참아보려고 하고 감추려다 병을 키우게 된다.


좀 유사한 병이 치질이었다. 치질 포스터나 신문광고도 많았다. 치질도 당시엔 성병보단 덜하지만 역시 부끄럽게 생각했다. 특히 여성들은 더 숨기고 싶었다.지금처럼 건강식품이나 약도 없었을 시기다. 


당시엔 지금보다 성병이나 치질이 더 흔했고, 치료비도 비쌌고, 정말 괴롭지만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고, 그러다 보니 병원 아닌 다른 곳에서 치료받다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 성병이나 치질 포스터 대부분이 전문 병원이 아닌 민간요법을 시술하는 곳에서 붙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들은 하나같이 ‘한번에 깨끗이’ 낫는다는 걸 강조했었다. 하지만 그런데를 찾았다가 병을 더 키워, 할 수 없이 더 망가진 상태에서 전문 병원을 찾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데 성병 치료 신문 광고는 이미 일제 감점기 때에도 있었다. **환 등 특효약이나 치료법 광고를 찾을 수 있다. 당시에 성병은 창궐하는데, 페니실린 계통의 약이 부족하고 워낙 비싸서 더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요즘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추천 0

전체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칼럼/연재

Banner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