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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권기자 | 이번 추석에는 송편을 먹을까?

23-09-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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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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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에는 송편을 먹을까?

 

추석하면 떠오르는 추억 중 하나가 송편 빚기.

추석 직전엔 으레 방앗간에서 쌀을 빻아 와서 온 가족이 모여 송편을 빚었다.

 

송편의 맛을 좌우하는 건 아무래도 송편 안에 넣는 내용물 즉 가 우선이다.

송편의 소는 주로 참깨나 콩을 사용했는데, 가끔은 밤이나 고구마를 넣기도 했다. 개인이나 가정마다 기호의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와 가족들은 참깨를 가장 좋아했다.

그런데 참깨로 송편을 빚는 건 까다로웠다. 송편 반죽을 그릇 모양으로 만들어 깨를 넣고 오무리는 과정에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어릴 적엔 특히 더 애를 먹었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자식을 낳는다는 말처럼, 송편 예쁘게 빚기란 꽤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어릴 적엔 예쁘게 만드는 건 포기하고, 마음 내키는대로 만들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공룡이다. 아무렇게 만들고도 공룡이라고 우기면 그럭저럭 비슷했다.

 

한때 건포도를 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건포도는 수입품이고 비쌌다. 건포도와 참깨로 송편을 빚었는데, 건포도 송편만 골라 먹기도 했다. 그만큼 새로운 맛이었다. 하지만 입맛도 전통을 무시할 수는 없었나 보다. 한 삼 년쯤 애용하던 건포도는 맛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당하면서 퇴출되고, 참깨로만 송편을 빚게 되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송편을 빚었다. 필자 역시 20년 전까지만 해도 어머님 댁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송편을 빚었다. 귀찮긴 했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송편을 빚지 않는다.

나이 먹다 보니 귀찮기도 하지만, 빚어도 한두 개나 먹을 뿐 손이 가지 않는다. 아이들도 다 커서 송편 빚는 걸 재미있어 하지 않는다. 요즘도 송편을 빚어 먹는 집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젊은이들은 아예 먹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이번 추석엔 송편을 하나도 안 먹은 사람이 꽤 많을 것 같다. 필자 역시 굳이 송편을 먹어야 한다거나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 추석날 어머니께 가면, ‘사 온송편을 몇 개 내놓을 것 같다.

 

한때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즐겁게 만들던 송편이, 이제는 추억 속에만 남아 있는 음식이 되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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