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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명소 | 정말 싫었던 여름방학 숙제

23-09-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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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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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싫었던 여름방학 숙제

 

며칠 전 학생들 개학했나?’ 했다가 핀잔만 들었다. 요즘은 개학이 820일 전에 한단다. 필자가 어렸을 땐 늘 91일이 개학일이었다.

그러다보니 문득 어릴 적 여름방학 숙제가 생각났다.

 

당시 방학이면 기본적으로 방학책이라는 자습서 내지 문제집 같은 게 하나 있었다.

그 정도만 있으면 좋으련만 꼭 이상한(?) 숙제를 내줘서 마음 한편이 늘 무거웠다.

 

제일 싫은 게 일기였다.

당시 어린 마음엔 거의 매일 똑같은 나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친구들이랑 놀다가 집에 와서 밥 먹고 잤다. 물론 중간에 만화가게에 가기도 하고 노는 놀이도 달랐지만, 어린 마음엔 다 똑같았다. 그런 생활에서 일기를 왜 매일 써야 하는지도 몰랐고 쓸 줄도 몰랐다. 하루 이틀 쓰다가 일기장을 처박아 놓고, 개학일 직전에 몰아서 썼다. 그런데 매일 일기는 거의 같았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날짜별로 기억이 나지도 않고, 특히 날씨는 기억날 리 만무했다.

오늘은 ****하고 놀았다. 참 재미있었다. 또 놀고 싶다주로 이런 내용으로 거의 똑같이 쓰고, 날씨도 대충 적었다.

 

왜 하는지 몰랐던 숙제도 있었다. 바로 동물(가끔은 식물) 채집이다.

당시 남자애들은 여름이면 산이나 숲에서 잠자리 메뚜기 매미 여치 사마귀 방아깨비 굼벵이 같은 걸 잡으며 놀았다. 다 아는데 굳이 숙제로 곤충 채집을 낼 필요가 없었다. 잡아 온 곤충을 그냥 비닐 같은데 담아 제출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곤충 채집 숙제를 제대로 하려면, 잡은 곤충을 박스에 잘 포장해야 했기 때문이다. 적당한 박스를 구해 거기에 수수깡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기둥처럼 세워 붙인 다음, 수수깡에 곤충을 핀으로 꽂고 투명 비닐 같은 걸로 마무리했다. 곤충 밑에 해당 곤충의 이름도 써서 붙여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곤충 채집 숙제를 이렇게 하라고? 오죽하면 학교 앞 문구점에선 곤충 채집 해 놓은 것을 팔았다. 부잣집 애들이나 사서 제출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곤충 채집 숙제 안 했다고 크게 야단맞은 것 같지는 않다.

워낙 많은 애들이 안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가끔 잠자리채 들고 다니는 걸 보면 지금도 곤충 채집 숙제가 있나 보다. 하긴 요즘 애들은 우리 때와 달라, 한번 쯤 곤충을 잡아 자세히 관찰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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