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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자기야’ 했다가 퇴학 당하고 탄광으로

23-03-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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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했다가 퇴학 당하고 탄광으로


전세계가 한국어 열풍에 휩싸였다.

CNN방송은 지난 18일 ‘최근 영화와 음악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세계 언어학습 시장에서 한국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어는 특히 필리핀과 부르나이 등 4개국에서 가장 많이 학습된 외국어에 올랐고, 전세계적으로도 중국어보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있다. 외국인 여성 팬들은 남성 K-POP 그룹에게 ‘오빠’라고 소리친다.


그런데 한국어를 사용하면 강력한 처벌을 받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어가 아니라 ‘괴뢰식(남한식) 용어’다. 북한은 1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사실 이미 북한은 한국의 콘텐츠는 물론 한국식 복장이나 말투를 단속해 왔다. 한국 드라마 등을 판매한 10대는 공개 총살 당했고, 오징어게임을 봤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받은 사람도 있다.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 '괴뢰식(남한식)' 말투를 쓰는 현상이 지속돼 북한 당국이 단속 강화에 나섰다고 한다. 최근 청진농업대 학생 4명이 통화 도중 '자기야' 등 남한식 말투를 쓰다 적발됐는데, 이들은 퇴학 처분을 당한 뒤 탄광에 강제 배치됐다고 한다. 북한에선 연인끼리도 ‘동무’라고 불러야 한다. 남편에게 ‘오빠’라고 하면 안 되고, 반드시 ‘여보’라고 불러야 한다.

그만큼 북한의 체제가 취약하다는 의미다. 사상을 통제해야 유지되는 북한이므로, 사상이라는 둑에 금이 가는 걸 막고자 함이다.


사실 남북 분단이 용어를 많이 바꿨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동무’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어깨동무’라는 잡지도 있었고, ‘동무 생각’이라는 동요도 있었다. 하지만 북한에서 동무란 말을 자주 사용하면서, 대신 ‘친구’로 완전히 바뀌었다. 군부독재시절 동무란 단어는 금기시되었고, 잡혀가서 조사받는 경우도 있었다.

링컨의 명연설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란 말이 처음 소개될 때엔 ‘인민의...’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이 ‘인민군’ 등에서 자주 사용하면서, ‘국민’으로 바뀌었다. 인민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되어 있다. 어찌 보면 처음 ‘인민’이라고 번역한 게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동무’나 ‘인민’이란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는다.


북한 인민들도 '괴뢰식(남한식)' 말투를 써도 처벌을 받지 않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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