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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그리운 영화음악2

22-11-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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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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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영화음악


필자가 영화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김세원의 영화음악실’이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였다. 1978년에서 1986년까지 KBS 라디오에서 (필자 기억으론)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방송했다. 필자가 중 고등학교 시절에 거의 매일 듣던 방송이었다.

성우 김세원은 특유의 차분하고 지적인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김세원입니다”라는 인삿말로 시작해, 외국의 영화와 영화음악을 소개했다. 특히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입니다”라는 목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필자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란 말을 알게 된 것도 그 방송에서였다.


김세원은 라디오 광고에서도 초특급대우를 받았다. 일반 성우가 30만원 정도 받을 때, ‘김세원입니다’라고 시작하는 광고를 녹음하면 100만원을 받을 정도였다. 그것도 아무 광고나 하지 않고, 본인의 이미지에 맞는 광고만을 선택했다. 그 후에도 ‘짝’ 등의 프로그램 나레이션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어쨌든 당시 ‘영화음악실’에선 주옥같은 영화음악을 소개했다.

닥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 전쟁과 평화의 ‘나타샤 왈츠’ 사랑은 비를 타고의 ‘Singin' in the Rain’ 같은 음악이 단골로 소개되었다.

필자 개인적으로 최고의 영화음악을 꼽으라면 클린트우드 주연의 ‘황야의 무법자’(1966년) 주제곡이다. 악기나 목소리가 아닌 휘파람으로 구성되는데 중간엔 말발굽을 연상하게 하는 부분도 있다. 음악만 들어도 마치 황야에서 모래 바람을 뚫으며 말 타고 온 무법자들이, 카우보이 모자를 눌러쓴 채 담배를 꼬나물면서 상대방을 노려보는 모습이 떠오른다.

속편격인 ‘석양의 무법자’ 역시 휘파람 주제곡이 전편 못지 않다.

그 다음으론 ‘스타 워즈’(1977) OST를 꼽고 싶다. 웅장한 스케일이 마치 우주를 보는 듯 하다.


필자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영화음악 중 첫 히트 영화음악은 ‘빨간마후라’(1964년, 신상옥 감독 신영균 주연)가 아닌가 싶다.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마후라:머플러)”라는 가사의 이 노래는 이후 공군 조종사를 상징하는 노래가 되었다.

그 다음엔 ‘미워도 다시 한번’(1968년, 정소영 감독, 신영균 문희 주연)이 아닌가 싶다. “이 생명 다 바쳐서 죽도록 사랑했고, 순정을 다 바쳐서 믿고 또 믿었건만...” 이미자와 남진이 부른, 정말 처절할 정도로 애절한 노래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최루탄 영화였다.


우리나라 영화음악이라면 뭐니뭐니해도 ‘별들의 고향’(1974년, 이장호 감독 신성일 안인숙 주연“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오래간만에 같이 누워 보는군. 아~ 행복해요’라는 대사로 시작해 ”난 그런 거 몰라요~ 아무 것도 몰라요~“라는 앳된 목소리의 노래가 나온다. 윤시내가 부른 이 노래는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방송에선 접하기 힘들었지만,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선 대히트였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엔 그만큼 인기를 끈 영화음악이 벌로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드라마 OST가 인기를 끈 경우는 많지만, 그만한 영화음악이 있나 싶다.


음악만 들어도 그 영화와 장면들이 생각나는 영화음악이 그립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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