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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모기약과 모기향

22-10-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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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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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약과 모기향


어제 우연히 실로 오랜만에 모기향 피우는 걸 보게 되었다. 순간 어릴 적 모기약(퇴치제) 생각이 떠올랐다. (또 ‘라떼’ 얘기임)

필자가 어렸을 때 (60년대 말 정도로 기억됨) 모기약의 대명사 ‘에프킬라’가 등장했다. 살충제의 가정화가 이뤄진 순간이었다.

당시 에프킬라는 두 종류였다.

입으로 부는 것과 지금도 많이 사용하는 에어로졸 형태다. 그런데 에어로졸은 가격이 비싸서 부잣집이나 사용했다.

일반 가정에선 입으로 부는 에프킬라를 사용했다. 입으로 부는 제품은 유리병에 빨대가 꽂혀 있고, 깔대기 같이 생긴 부분을 입으로 불어서 기압의 차를 이용해 용액을 분사하는 방식이다. 살살 불어선 분사가 안된다. 그래서 대개 남자 어른(주로 아버지)이 불었다. 그런데 구모기가 있을만 한 구석구석에 계속 힘껏 불다 보니, 방 두 개쯤 불고 나면 숨을 하도 들이마셔 어지러워 드러눕기도 했다. (그 참에 자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큰 문제는 분사된 모기약이 부는 과정에서 입이나 코로 마구 흡입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엔 모기약이 모기한테만 해롭다는 생각에서인지, 이것을 문제 삼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더니 모기향이 등장했다.

꼬불꼬불 동그랗게 생긴 게 참 특이했다. 모기향을 담은 그릇은 재털이 겸용으로 사용하기에 딱 좋았다.

항상 자기 전에 모기향을 켜놓고, 얼마 뒤에 꺼지도록 양철 꼭지를 잘 꽂아 줘야 했다. 만약 제대로 되지 않으면 밤새 모기향 전체가 홀랑 타버렸다. 그런 날엔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가 띵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모기향 전체가 연소되면서 얼마나 많은 미세 먼지와 해로운 합성물질이 생겨났고, 그걸 밤새 마셨을까? 하지만 열 번 이상 쓸 모기향을 한 번에 다 태운 걸 더 아까워했다.


이렇게 모기약이 인기를 끈 이유는 필자 생각으론 당시엔 대부분 집이 한옥 구조로 개방형인데다 방충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전에 모기약을 뿌리거나 모기향을 피우고, 잘 때엔 창문이랑 방문을 꼭꼭 닫고 잤다. 더위보다 모기가 더 무서워서다. 물론 젊은 남성들은 창문이나 방문을 열고 자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들의 해로움을 인식하고 방충망이 있는 아파트형 가옥으로 바뀌면서 모기약과 모기향은 점점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1,700명이 넘게 사망했다고 하는데, 에프킬라 모기약이나 모기향 피해자는 한 명도 없었다. 진짜 없어서 없는 건지, 잘 몰라서 넘어간 건지 알 수 없다.


지금은 집안에선 주로 훈증기나 매트형의 모기 퇴치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필자는 “모기에게 해를 끼치는 성분이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모기 퇴치제 보다 차라리 모기에게 한번 물리고 마는 걸 선택하며살고 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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