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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권기자 | ‘물구경’을 왜 할까?

22-09-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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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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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경을 왜 할까?

 

역대급이라던 태풍 힌남노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피해를 덜 주며 한반도를 지나갔다. 피해가 적은 이유는 예상보다 한반도 전역에 비바람이 적었던 것은 물론 철저하게 대비를 했던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이럴 때 꼭 하지 말라는 걸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물구경하는 사람들이다.

이를 보고 재난방송 중 진행자가 물구경하러 나오지 말라라고 여러 번 당부하기도 했다.

 

물구경이란 말을 듣고 웃음이 났다.

우리말에 불구경이란 말이 있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화재를 구경하는 일이라고 적혀있다. 속담에도 강 건너 불구경이란 말이 있듯이, 불구경이란 말은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그런데 물구경이란 단어는 없다. 하지만 사실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은 물구경을 종종 해왔다.

 

필자가 어렸을 때 한강변에 있는 흑석동에서 자랐다.

당시엔 걸핏하면 홍수가 나고 일부 지역이 물에 잠겼다. 어떤 여름엔 큰 홍수가 났는데, 필자는 어린 마음에 물이 얼마나 더러운지도 모르고 그 안에 친구들과 물이 허벅지에 찰 때까지 들어가기도 했다.

또 좀 높은 곳에 올라가 한강의 불어난 흙탕물을 구경하기도 했다.

초가집 지붕이 떠내려 오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소가 떠내려오기도 했다. 그 소는 발버둥을 치며 울어댔지만 무기력하게 떠내려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애처로운 표정으로 어머나 저걸 어째... 아이고...”하면서도 계속 구경을 했다.

 

사람들은 엄청난 기세의 불이나 물을 보면서 공포심을 가질 것이다.

그런데도 왜 불구경이나 물구경을 할까?

공포영화 같은 효과일까?

아니면 무섭지만 자기 일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끼기 위함일까?

가까이 다가가서 스릴을 느끼고 싶어서일까?

아무리 그래도 목숨을 걸고 물구경 하는 건 너무 무모하다.

 

하지만 만약 홍수나 산사태 또는 화재 등으로 난리가 난 장면을 안전한 필자의 집에서 볼 수 있다면, 필자도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한참을 구경할 것 같다.

인간의 본능인가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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