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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활동 | 대한민국엔 이제 파란불은 없다

22-08-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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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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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엔 이제 파란불은 없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서야 한다. 그러면 언제 갈 수 있을까? 파란불? 아니다. 바로 녹색불이다. 요즘 신호등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 버튼을 누르면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거나가도 좋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온다. 즉 공식 명칭이 파란불이 아니라 녹색불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필자가 국민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사회시간에 제일 먼저 배운 게 신호등이다. ‘빨간불 서시오, 파란불 가시오, 노란불 돌아가시오라고 배웠다. (지금은 노란불은 점멸등으로만 사용되지만, 당시엔 화살표가 아닌 노란불을 사용했다) 그리고 실제 신호등 색도 파란색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20년 전쯤부터 신호등이 여러 개의 전구를 합친 형태로 바뀌면서, 녹색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다. (정확한 것은 아님) 그게 국제적 기준인가 보다. 하긴 녹색불을 사용하면서 파란불이라고 부르면, 우리말을 조금 아는 외국인은 파란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평생 길을 못 건널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언론에서 우리나라 수출은 파란불이란 식의 기사를 쓰는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파란불이란 인식이 강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선 녹색을 파랗다고 표현해 왔다. 특히 나무나 풀을 보고는 파랗다고 말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청녹 색맹이라 그랬을까? 그건 아니다. 자연 속에 살던 일반 백성들은 하늘과 강 그리고 산과 들, 즉 자연은 모두 파랗다고 부른 것 같다. 그럼 녹색이라 초록색의 우리말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니 녹색: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초록색: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둘이 똑같다. 허탈했다. 녹색의 순우리말이 없는 건지 없어진 건지 모르겠지만, 오방색에도 들어가지 않으니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자주 쓰인 색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백성들은 녹색을 파란색의 한 종류로 생각한 것 같다.

 

어쨌든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자연에 대해 파랗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해 왔다. 민주화 시위 때 많이 부르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수 남진의 유행곡 처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유한킴벌리의 유명한 캠페인 슬로건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같은 걸 생각해 봐도 그렇다. 그런데 만약 색을 정확하게 표현한다고 솔솔 솔아 초록의 솔아라든가 저 녹색 초원 위에또는 우리 강산 초록으로 초록으로라고 표현한다면 뭔가 이상하다. 마치 외국인이 쓴 글처럼 말의 맛이 나지 않는다.

 

지금은 자연이 아닌 일반 사물에 대해선 녹색을 분명하게 구별한다. 패션이나 디자인에선 아예 그린 Green’이란 영어를 더 많이 쓰기도 한다.

 

30년 전에 오전 7부터 방송하는 푸른 신호등이란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다. 가수 서유석 씨가 특유의 목소리로 “***리포터를 부르며 서울의 교통상황을 안내했다. 프로그램은 폐지 됐지만, 만약 다시 한다면 녹색 신호등으로 해야 맞는다.

맞긴 맞는데, 왜 뭔가 약간 불편한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필자가 꼰대라서 그런가 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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