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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권기자 | 아! Banjiha (반지하)

22-08-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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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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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njiha (반지하)

 

굳이 영화 기생충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우리는 반지하에 대해 알고 있다.

반지하는 지하라 낮은 데다, 어두침침하고 습도가 높아 곰팡이나 벌레가 많다. 아이들이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에겐 최악의 생활 조건이다. 방범에도 취약하고 밖에서도 훤히 보인다.

 

25년 전 필자가 잠깐 근무하던 회사에 한 남성 직원이 있었다. 비가 많이 온 어느 날 출근을 못했다. 신혼인 그는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나며 방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 철퍼덕하더란다. 방에 물이 찬 것이다. 하루 종일 물 퍼내고 닦고 빨래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며칠 후 또 비가 많이 왔는데 똑같은 일을 당하고선, 죽어도 다시는 반지하에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만약 당시에 비가 이번처럼 엄청나게 왔었다면, 그도 어떤 고초를 당했을 지 모른다.

 

이렇게 반지하는 한마디로 사람이 살 곳이 못 된다.

습기와 곰팡이 벌레는 물론, 물에 빠져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홍수에서 반지하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한 사람만 지금까지 4명이다. 창문으로 방문으로 물이 폭포처럼 밀려 들어왔을테니,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

2020년 기준으로 327천여가구가 반지하에 살고 있다. 그중 60% 이상이 서울에, 특히 침수 피해가 잦은 동작구와 관악구 등에 몰려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반지하 참사에 대해 영화 기생충속 폭우 장면을 연상시키지만, 결말은 더 최악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외국에는 없어서 그냥 Banjiha로 표기한다고 한다) 세계적인 도시, 서울의 어두운 이면이다.

 

서울시는 이버 사건을 계기로 주거 목적의 반지하 사용을 전면 불허하고, 기존 반지하는 순차적으로 없애거나 다른 용도로 바꾸겠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지금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이 좋아서 사는 게 아니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돈이 없어 반지하에 사는 것이다.

반지하에서 나오게 되면 그 돈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하나?

 

어느 지역을 재개발할 때 항상 문제되는 게 세입자들이다.

재개발하는 동네의 집세가 싸서 들어온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집을 빼라고 하면 그 돈으로 어디로 가야 하나?

 

반지하는 생겨나지 말았어야 할 주거 형태다.

하지만 이미 수백만 가구가 거쳐갔고, 지금도 40만에 가까운 가구가 반지하에 의지해 살고 있다.

반지하를 없애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말이 쉽다.

반지하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취약 계층의 주거 대책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할 때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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