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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너무나 조용해진 성탄절

22-01-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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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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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라떼 얘기임) 서양 문물은 무조건 좋은 것이고, 따라 해야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중 하나가 크리스마스 즉 성탄절이다.


당시엔 음악을 마음대로 듣기 어려웠다. 그래서 라디오에 많이 의존했다. 라디오에선 거의 팝송을 틀어줬다. 그런데 성탄절이 한 달이나 남은 11월 말부터 캐롤을 방송하기 시작한다. 갈수록 캐롤의 비중이 높아지다, 12월 20일 정도면 하루종일 캐롤이다. 대형 매장은 물론 다방이나 분식집(당시엔 다방이나 대형 분식집에 DJ가 있었다)에서도 오로지 캐롤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명동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엔 통행금지가 없었다. 밤늦게까지 청춘남녀들은 끼리끼리 사람에 치이고 밀려다니면서도 마냥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유는 단 하나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가 자기나 부모님 생일도 아니지만, 그걸 핑계 삼아 노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에선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말을 자주 했다.


필자가 대학 다닐 땐 친구들끼리 모여 밤새 술을 퍼마셨다. 이유는 단 하나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그 핑계로 오랜만에 외박하며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그런데 요즘 크리스마스는 정말 한산하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더하다.

명동이나 어디에도 몰려 가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럿이 모이거나 늦게까지 어디에 있을 수도 없다. 일부 청춘남녀들은 호텔이나 모텔에 모여서 파티를 하거나 술 마시며 논다고 한다. 그러니 길거리는 조용할 수밖에 없다. 상가에서 캐롤도 거의 안 들리고 (저작권 때문이라고 한다), 하다못해 구세군의 종소리조차 사라졌다. 방송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말도 사라졌다.


필자가 어렸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크리스마스 풍경.

어렸을 땐 쓸데없이 이게 뭔가 했지만, 지금은 왠지 쓸쓸하고 적막한 느낌도 든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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