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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지네발’ 카카오

21-10-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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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은 대한민국 국회 역사 상 뜻깊은 날이었다. 

세계 최초로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시키면서, 앱마켓 거대 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법률적 근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1년 9월 1일부터 적용 예정인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와 30% 수수료 정책은 국내에서 힘을 잃게 됐다.


그러자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이 카카오 등 국내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도 규제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금융위·금감원이 카카오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서비스를 미등록 중개행위로 판단하고 시정을 요구하면서, 카카오의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지나치게 이런저런 사업을 마구잡이로 확장한 데 대한 차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제재 절차에도 착수했다. 카카오의 사실상 지주사인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신고를 빠뜨린 혐의로,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카카오는 ‘진격의 카카오’라 할 만큼 엄청난 속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최근엔 금융과 게임으로 사업을 넓히며 사실상 재벌기업에 들었다. 올해 연이은 IPO로 현재 시가총액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카카오라는 대기업이 대기업의 위상에 맞지 않는, 중소기업이나 영세상인들이 하고 있는 잔챙이 사업까지 싹쓸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심하다 보니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 사업 확장이라고까지 한다.

대리운전에서 시작해 꽃배달, 퀵서비스, 영어교육, 스크린골프, 쇼핑, 미용실, 네일샵 등 돈만 되면 뭣이든 쭙쭙 빨아들이고 있다. 자금력에서 상대가 안되는 기존의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은 망하거나 흡수 당할 수밖에 없다.


수년 전 숙박전문앱 여기어때와 야놀자, 음식배달전문앱 요기요와 배달의민족 등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플랫폼 사업자만 돈 벌고 업소들은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게 연상된다. 카카오가 퀵서비스에서 꽃배달 내지 미용실과 네일샵 등도 이렇게 만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우리나라 정치권이 구글이나 카카오 같은 독점적 거대 사업자를 규제하려한다는 점에, 오랜만에 정치권에 박수를 보낸다. 구글이 전세계 의회에 엄청난 로비를 해서, 어느 나라도 구글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속담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지만, ‘눈치 봐가며 적당히 하라’는 시쳇말도 있다.

카카오는 눈치가 없는 기업이다. 돈만 벌면 될 뿐, 기존 업체와 소비자의 눈총엔 전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이 꽃배달이나 퀵서비스를 하겠다면 국민들은 어떤 반응일까?


카카오는 기존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의 욕을 먹고 성장하려는 기업이다.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맞을까?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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