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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권기자 | 쌀이 모자란다!

21-08-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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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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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때엔 밀주(密酒)를 만들어 먹으면 (경찰에) 잡혀갔다. 

몰래 만드는 밀주는 쌀막걸리를 의미한다. 신문엔 종종 밀주 만들다 적발되었다는 기사가 떴다. 이를 본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찼다. 밥으로 먹기도 힘든 아까운 쌀로 술을 만들어 마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엔 막걸리를 밀가루로 만들었다.

 

이렇게 쌀이 늘 부족하던 옛날엔 쌀밥을 배불리 먹는 게 행복이었다.

북한에선 이밥(흰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주겠다고 선전할 정도였다.

 

우리 정부는 언제나 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를 위한 정책의 하나가 정부가 수매해 보관하는 정부미였다. 정부가 직접 관할하는 정부미는 지금도 군 등 일부 집단에 배급하고, 시장 수급 상황을 조절하는데 활용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쌀문제는 그만큼 정부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다행히도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노력으로 쌀의 생산량이 점점 증가해 쌀부족 문제는 해결됐다.

하지만 쌀 자급은 아주 중요했기 때문에, 이후 FTA 등 무역 협상에서도 쌀 주권을 지키려 노력했다.

 

80년대 말에 와선 공식적으로 쌀막걸리가 등장했다. 출시 첫날 친구와 함께 쌀막걸리를 마시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만큼 쌀이 남아돈다는 뜻이기도 했다.

10년 전 쯤엔 100% 국산쌀로만 빚은 막걸리라고 광고하는 쌀막걸리들이 등장한 적이 있었다.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좀 이상했다. 알고 보니 그 쌀이 국산은 맞지만 수확한 지 4~5년 지난 쌀로, 가격은 수입쌀과 비슷하거나 더 쌌다. 헛웃음이 났다.

 

이후에도 쌀이 남아돈다는 현상이 계속되었다.

특히 쌀 소비량이 줄면서 이런 현상은 계속되었고, 쌀 농지를 줄이려는 정책도 시행되었다. 기호가 변해서 밥을 아예 안 먹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갑자기 쌀이 모자란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8t의 비축미를 오는 27일까지 시장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올해만 벌써 5번째 비축미 공급인데, 정부 비축미는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2019년부터 흉년이었기 때문이고, 올해도 풍작을 기대하기 힘들단다.

 

그 소식을 들으니 갑자기 숙연해진다.

막연하게 쌀이 늘 남아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풍년인지 흉년인지에 대한 보도도 사라진 지 오래다.

정부가 쌀 농지를 너무 줄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그동안 쌀에 대해 너무 무관심해 있었다. 쌀에게 미안한 생각도 든다.

 

그래도 우리 주식은 쌀이다.

쌀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야 할 때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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