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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120세까지 살면 행복할까?

21-04-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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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최고 덕목이 ‘장수’인 걸 보면, 오래 사는 게 복이다.

그래서 100세를 장수의 최고 상징으로 생각했고, 얼마 전 까지만 해도 ‘100세 시대’란 말이 유행했다.


요즘 들어선 그보다 20세 늘어난 ‘120세’란 말이 자주 나온다.

약 10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캐나다 퀸스대학 철학교수 크리스틴 오버롤의 저서 <평균 수명 120세, 축복인가 재앙인가>가 출간된 게 계기였다고 한다.


성경에는 “그들(인간)의 날은 일백 이십년이 되리라...”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성경에서의 1년과 지금의 1년은 다르다는 설도 있다)

어떤 생물학자는 동물의 최고수명을 계산하는 방법의 하나로 ‘성장기X5’라는 공식이 있다며, 사람의 경우 평균 성장기를 24세까지로 보면 ‘24X5=120’이란 이론도 있다.

현재 생존하는 세계 최고령자의 나이가 117세 일본 할머니인 걸 보면 120세가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

현대 의학도 크게 발전하여, 유전자 조작(?)으로 세포를 젊게 또는 늙지 않게 하고 나빠진 장기를 이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120세까지 사는 날이 올지 모른다.


그런데 정말 120세까지 살면 행복할까?

120세까지 ‘생존해 있는가’와 ‘사람답게 사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벽에 똥칠’하거나 자기 손으로 밥도 못 떠먹는 건, ‘오래 사는’ 의미가 아니다. 

즉 오래 산다면 최소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생활하는 건강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평균 수명이 120세가 된다면 평균 연령은 70세정도 된다는 의미인데, 노인들만 모여서 사회가 굴러갈 수 있나 하는 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누구를 먹여 살리는 문제와, 나이에 따른 갈등이 심해질 것이다. 

한 해 한 해 마다 몸이 달라지는(쇠약해지는) 걸 느끼고 있는 필자는 120세 사회에 회의적이다. 특정 직업을 제외하곤 70~80세가 넘어가면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유전자 조작으로 나이80 넘어도 30대처럼 팔팔하면 다행이지만, 안전성 등에 전혀 문제가 없을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오래 건강히 사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갑자기 평균수명이 120세가 된다고 전혀 반가울 게 없다.

오히려 그 나이까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따라서 ‘평균 수명 120세’라는 말은 돈이 아주 많아서 그 돈 다 쓰고 죽고 싶은 사람들은 몰라도, 일반적으로 그리 희망적인 말은 아니다. 

모두에게 불행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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