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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조선족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21-04-0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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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발생한 조선족 간의 대림동 살인사건 등과 관련해 정치권에 조선족 비하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조선족 역시 재미 또는 재일 동포에 비해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재미동포와 비교해 필자의 의견을 밝히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미국 이민 역사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1900년대 초반으로 사탕수수 농장 등에서 노예와 같이 일했다. 우리나라에선 먹고 살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미국으로 건너간 세대다.

2단계는 한국전쟁부터 1964년까지 주로 결혼이민을 많이 갔다. 주로 미군이나 군속과 결혼해 미국 땅을 밟은 여성들이 차별과 멸시를 당하며 한국의 가족을 부양하던 시기다.

3단계는 그 후 1990년 정도까지 주로 화이트 칼라들이 대규모로 건너갔다.

이들 역시 대부분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에서 채소가게나 세탁소 등 미국인들이 하지 않는 일에 종사했다. 악착같이 돈을 모아 일부는 한국으로 보내기도 하고 자녀들을 가르쳤다.


미국에 이민 간 한국인들은 잘살아보려고 이민을 간 것이기 때문에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그 모습이 지나치다보니 현지인들에겐 좋지 않게 인식이 되어,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 추한 한국인)이라고 불렸다. 특히 흑인과 갈등이 심했는데, 1992년 LA폭동이 일어나 한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를 계기로 한인들도 각성하고 한국의 위상도 올라가면서, 지금은 현지에서 많이 개선되었다.


조선족 즉 중국 동포들의 경우 오히려 시작은 좋았다.

LA폭동이 일어난 1992년 한중 수교 후 중국동포들이 한국으로 건너왔고, 이들에 대한 소개가 방송을 많이 탔다. 그 당시까지 전혀 교류가 없고 몰랐던 조선족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조선족들은 수십 년 이상 지났지만 한국의 말과 전통을 그대로 이어 왔다는데 대해 한국인들은 감동했고, 같은 민족이라며 환영했다. 그들은 스스로 중국동포보다 조선족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이 글에선 조선족이라 칭한다)

조선족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어떤 동포 한 사람이 사정이 생겨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가져온 한약종류를 광화문에서 팔았다. 이것이 방송을 타면서 한국인들이 도와주는 의미에서 너도나도 사줬는데, 점점 약품을 파는 조선족들이 늘더니 가짜를 팔기 시작했다. 인상이 나빠지는 건 당연지사였다.


한중 수교 직후 중국 거대시장을 보고 들어간 중소기업의 경우 중국 상황이나 중국말도 모르니, 말도 통하고 같은 민족이니 아무래도 조선족이 낫겠다 생각해 그들은 우선 채용해 전적으로 의지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경우 채용한 조선족에게 속고 나중엔 협박까지 당하면서, 몽땅 털리고 도망 나오기 일쑤였다. 필자의 지인도 모든 재산을 가지고 들어갔다가 1년도 안되어 알거지가 되어 야반도주했다. 그 분은 지금도 조선족이라면 치가 떨린단다.


한국에 들어온 조선족들은 ‘오로지’ 돈 버는 게 목적이었다.

한국에선 90년대부터 맞벌이가 늘면서 아이들 봐줄 아주머니 즉 ‘육아도우미’가 필요했다. 한국인을 구하기 힘드니 조선족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 수가 늘다보니 그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이래저래 몸값을 올리고, 이런저런 명목으로 추가 돈을 요구했다. 게다가 애들 보기 귀찮다고, 어린 아이들에게 수면제를 먹이는 일도 생겼다. 당연히 ‘조선족은 돈만 안다’고 인식이 나빠졌다.

조선족이 늘다보니 대림동 등 일부 중국인 집단 거주지역엔 폭력조직이 등장했다. 영화 ‘범죄도시’가 이것을 모티브로 제작한 영화다.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 연변조직을 살인 등의 혐의로 소탕했다.

게다가 조선족을 통한 청부살인사건이 여러 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하면서 중국인에 대한 경계심과 혐오가 증가했고, 조선족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물론 나쁜 한국인들도 많았다.

무지한 한국인들이 돈 좀 있다고 한국에서나 또는 연변에 가서도 잘난 척하고, 차별했다. 또한 결혼(한국국적 취득)을 미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는 일도 상당 수 있었다. 그러니 조선족 입장에선 차별에 대한 반감이 클 수밖에 없다.


어쨌든 조선족이 미국동포(교포)와 조선족을 차별한다고 생각하는 게 꼭 미국이 잘 살아서만은 아니다.

미국에 이민 간 사람들은 주로 가족이 갔고, 한국에 있는 친지들과 계속 교류했으며, 한국을 조국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이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부치거나 많은 도움을 줬다.

중국에서 온 조선족들은 그동안 한국 내 교류하던 친지도 없고, 개인이 와서(우리나라 정책상 가족 이민을 오긴 힘들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 본국으로 송금하다 중국으로 돌아가면 끝이다. 과거 미국에 이민을 가, 돈만 알던 ‘어글리 코리안’보다 못하지 않다. 당연히 주변에선 인식이 좋지 않다.


그런데 조선족이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동포라 해도 주로 1 또는 1.5세대 잘해야 2세대 정도까지를 미국동포(교포)라고 한다. 언론을 보면 ‘최근 미 하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界)가 세 사람이 당선되었다’고 보도했다. 즉 인적 교류가 있을 때나 동포(교포)이지, 시대가 지나 교류도 끊기고 사고의 차이가 커지면 그 다음부턴 그 사람은 동포가 아닌 한국계(界) 미국인일 뿐이라는 점이다. 조선족을 중국동포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차별은 아니란 의미다.


한중 인적교류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다.

일부 한국인의 편견일 뿐이지, 실제로 조선족의 범죄 비율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전혀 높지 않다.


그동안 여러 가지 차이로 상호 문제가 발생해 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서로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크거나 달랐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지며, 적절한 기대 수준이 형성된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한국인들도 당연히 각성해야 하지만, 조선족들도 위에 기술한 과거의 배경을 이해하고 ‘어글리 차이니즈’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모든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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