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마약’ 같은 관광 정책
25-08-20 11:20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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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같은 관광 정책
정부가 9월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광산업에 활기를 북돋겠단 취지라고 한다. 정부는 10월 초 중국 국경절 연휴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수활성화와 한중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무비자 입국 빗장은 중국이 지난해 11월 먼저 풀었다.
하지만 필자는 다른 측면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전체의 관광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허용은 ‘마약 정책’이란 생각이 든다. 즉 당장은 관광 수입이나 내수 활성화 측면이 있겠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있고 그에 중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련 전세계적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은 민폐 그 자체다.
무질서하고, 시끄럽고, 지저분하다. 그들이 지나가는 곳마다 다른 관광객들은 학을 띠고 초토화된다.
외국의 사례를 볼 것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다.
무비자 방문이 가능한 제주에선 중국인 단체관광객들 때문에 골치인데,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 전 대로에서 대변보는 장면이었다. 그들은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또한 한국을 사랑하는 미국인 여행 유튜버가 우리나라 관광지의 어떤 편의점에 갔다가 충격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편의점 내부에선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혼란하고 질서도 없고 줄도 안 서고 시끄러워 그냥 나왔다. 그러면서 “이상하다. 한국인들은 질서 있고 조용하고 무조건 줄 서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인이 아닌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요즘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880여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늘었고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도 웃돌고 있다. 아직도 중국인은 250여만 명으로 가장 비중이 크지만, 한때 연간 8백만 명 수준이었던 사드 갈등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대신 과거 싸구려 중국인 단체관광객보다, 한류 때문에 입국한 개별 관광객들이 많아 졌다. 그만큼 관광객들의 수준도 높아졌고, 관광객들의 방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요즘 조용하고 아름다운 한강 공원이나 청계천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방문해 감동을 느끼고 돌아 간다.
그런데 중국 무비자 단체 관광객들이 입국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엄청난 수의 관광객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경쟁으로 인해 싸구려 관광이 늘어나게 된다. 이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입장료가 없는 곳에 집중 투어를 한다. 그러면 당연히 위에 언급한 한강공원과 청계천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몰릴 게 뻔하다.
일반 개별 관광객들은 조용하게 즐기러 왔지만, 어디가나 시끄럽고 무질서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인해전술’로 몰리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에 쓰레기만 남을 것이다. 다른 관광객들은 괜히 왔다 싶어 다신 한국 방문을 안 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싸구려 관광이면 식사나 숙소 그리고 방문지 등이 좋을 리 없다. 중국인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주게 된다.
게다가 요즘 중국에선 한국을 거짓으로도 비하하고 트집을 잡는 유튜버들이 많다. (그러면 방문자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그들이 싸구려 음식 등을 사진찍으며, 트집을 잡을 가능성은 아주 높다.
또하나 우려되는 것은, 무비자로 입국한 관광객이 잠적해 불법체류할 가능성도 아주 높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나?
그렇게 무비자 중국단체관광객으로 인해 당장은 관련 업계 매출이 늘어나겠지만, 그들로 인해 우리나라 관광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는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번 매출이 늘어난 관광업계는 무비자 중국단체관광객 허용을 계속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잠적 후 불법체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처럼, 저질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수준 높은 관광객을 내쫓는 현상이 불 보듯 뻔하다. 한마디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그래서 필자는 무비자 중국단체관광 허용에 대해 ‘마약’ 같은 정책이라며 반대하는 것이다. 당장은 반짝 좋은 것 같지만, 막대한 부작용이 뒤따르는...
따라서 이번 조치를 취소하거나, 기간을 줄이거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무질서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국립중앙박물관 입장료를 유료화...)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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