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 banner1 header banner2
  • 커뮤니티 문답방 · 전문가문답방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전체기사

전체기사

배재탁칼럼 | 어릴 적 동네 이발소

25-07-08 10:49

페이지 정보

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5

본문

어릴 적 동네 이발소

 

필자가 이제 나이가 들며 혈액순환이 나빠져서인지아침에 잠에서 깨면 팔 다리 어깨를 주무르거나 가볍게 두드리는 버릇이 생겼다오늘 아침에도 그렇게 하다 보니 불현듯 어릴 적 동네 이발소 생각이 났다.

 

당시 이발소는 굉장히 위생적인 곳이었다근대적 이발사의 시초가 의사와 같은 뿌리를 두어서 그런가 보다. (이발소 입구에 돌아는 바버폴의 빨간색 파란색 흰색 줄은 동맥과 정맥 그리고 붕대를 의미한다고 한다그래서 이발사들은 의사들처럼 하얀색 가운을 입고 있다그리고 이발 기구들은 유리문이 달린 된 작은 소독함에 정갈하게 비치하고 있었다.

 

어릴 때 이발소에 들어서면 약간의 수증기를 느끼면서 동시에 또각또각 소리가 들렸다안마하는 소리다당시엔 이발소에 여성들이 있었는데두드릴 때마다 또각또각 또는 뽁뽁 하는 소리가 났다그것도 박자를 맞춰가며 리듬을 탔는데참 신기했다.

그 여성들은 얼굴 마사지도 하고귀지도 팠다귀지를 팔 땐 지금의 면봉이 아니라 면봉보다 더 긴 막대 끝에 흰 털이 붙어 있는 봉을 사용했는데문제는 한 개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다 사용했다는 점이다하지만 당시엔 위생 관념이 적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면도를 하기 위해선 의자를 뒤로 제껴서 손님을 눕게 하고먼저 뜨거운 수건으로 얼굴을 덮었다수염을 부드럽게 하고 마사지를 하기 위한 전 단계다면도를 할 때엔 우선 비누가 들어 있는 통에 짧은 붓처럼 생긴 솔로 거품을 내어 손님의 얼굴에 발랐다그리고 면도칼을 가죽띠에 쓱쓱 문질러 날을 세웠다이발사는 면도를 하면서 긁어진 거품을 작은 종이에 닦으며 면도를 했다.

면도를 마치면 여성들이 얼굴 마사지를 하거나 안마를 했다.

이렇게 당시 이발소는 머리만 자르는 게 아니라 중년 남성들의 미용 겸 휴식 공간이었다그런 손님으론 50대 남성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지금 생각해보면 젊은 것들이..ㅎㅎㅎ’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당시엔 샤워기가 없어서 물뿌리개를 이용해 머리를 감겼다머리를 감기면서 머리를 너무 박박 문질러 아팠던 경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발소는 어느 순간 대부분 사라지고남아 있은 이발소에선 순수하게 이발과 염색만 한다이발소에 여성이 있다면 퇴폐이발소일 가능성이 높다.

 

필자도 대학 시절부터 주로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다 보니그동안 예전의 동네 이발소 갈 일이 별로 없었다.

 

오늘 아침 스스로 팔다리 어깨를 주무르다 보니어릴 적 동네 이발소에서 아저씨들이 받던 서비스를 한번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추천 0

전체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