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한동훈의 한계
24-12-30 10:20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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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한계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라는 말이 있다. 될 줄 알았던 사람이 탈락하는가 하면,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이 당선되기도 한다.
소위 ‘대통령 당선의 자격’ 측면에서 볼 때 ‘기회’ 또는 ‘운’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회나 운이 왔을 때 그걸 잡는 건 능력이다. 그 능력은 ‘냉철한 판단력’과 ‘권력욕’이라고 생각한다.
냉철한 판단력에는 이론이나 합리적 근거를 넘어, ‘동물적인 감각’과 ‘정치적 판단력’을 의미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신한국당 합당을 통해, 당내에선 소수이지만 당을 장악하고 결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보수 정당인 자유민주연합과 DJP연합을 통해 대권을 쥐었다.
욕을 먹더라도, 냉정한 결단을 내릴 줄 알아야 대통령이 된다.
그런데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는 벌써 한번의 기회를 놓쳤다.
한동훈 대표는 비상 계엄이 선포되자 반대 입장을 발표하고 18명의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들어가 계엄 해제 표결을 이끌었다. 여기까진 정말 좋았다. 윤석열과 전혀 다른 보수의 리더가 탄생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홍준표 대구 시장이 올린 글처럼, ‘탄핵을 해도 윤석열에 대한 탄핵이지 보수에 대한 탄핵이 아니’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해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자격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힘이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는지, 탄핵 반대와 함께 ‘질서 있는 퇴진’을 내세웠다. 오락가락하던 한동훈 입장에선 굴러들어온 기회를 발로 차버린 셈이다.
한동훈 대표는 당내 입지가 약하다는 걸 너무 의식한 것 같다.
하지만 추경호 원내대표의 사의를 수용하고, 윤 대통령을 탄핵시켰다면 당대표로서의 입지는 자동적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국회의원 입장에선 탄핵 되어 끈 떨어진 대통령에게 빌붙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재빨리 당권을 장악하고 윤 대통령과 결이 전혀 다른 보수의 대표가 되었으면, 대선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경험이나 냉정한 동물적 감각이 없이, 이론과 합리적(?) 계산에만 익숙한 한 대표는 그만 실기를 해버렸다. 욕 안 먹고 하려면 아무 것도 목한다.
그러나 아직도 단 한번의 기회는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국회의장의 말처럼 야당 대표와 당당히 회동하여 탄핵을 추진하면서, 추경호 원내대표 대신 자신의 사람을 앉혀야 한다. 그렇게 빠른 시일 내에 본인이 당을 장악하고 국민의힘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지금 한동훈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시급히 윤 대통령과 전혀 다른 보수의 리더라는 입지를 갖추는 일이다.
과연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을까?
그게 바로 ‘천운’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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