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박사면 뭐해?
24-12-09 10:48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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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면 뭐해?
미국 듀크대 등 6개 대학 소속 연구자들이 97개국에서 2015∼2017년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들의 학력을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 국회의원의 3분의 1 이상은 박사학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인구가 200만명이 넘는 56개국 중 국회의원의 박사학위 소지 비율로는 한국이 1위였다. 석사와 학사 비율도 각각 3분의 1씩이었다.
한국의 뒤를 이어 우크라이나, 대만, 슬로베니아, 몽골, 루마니아, 폴란드, 체코 등도 의원의 박사학위 소지 비율이 높았으나, 전체의 4분의 1을 넘지는 못했다.
이에 반해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영국 등 국가에서는 중등학교 학력인 의원 비율이 4분의 1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다.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대학을 중퇴했다.
우리나라는 학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정치인이 학력을 속이면 선거 결과가 바뀔 정도로 큰 문제가 된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결혼할 때 학력을 속이면 이혼 사유가 될 정도다.
그럼 공부를 많이 한 사람 즉 높은 학위를 가진 사람은 인성이나 판단력도 좋을까?
물론 아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부만 잘하면 뭐든지 용서가 된다"는 식으로 가르치고, 로스쿨이나 의대에 간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자식 참 잘 키웠다"라고 얘기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돈 많이 들이고 공부 많이 시켜 자식을 키워놓은 들, 그 자식의 인성도 좋으라는 법은 전혀 없다. 오히려 부모가 하도 설쳐서,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는 '캥거루' 자식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쨌든 학력 지상주의 국가에 살다보니 정치인들의 학력 인플레이션도 심하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면면을 보면 제대로 박사 학위를 받은 건지 또는 대학원은 수료했지만 석사 학위를 받지 못하는 대학원(예를 들면 일부 행정대학원이나 경영대학원)에 사교 모임 차 나간 건지 알 수 없다.
더욱 답답한 건, 그렇게 공부 많이 해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하는 행태가 꼴불견이다.
석박사 학위를 받으려면 객관성과 합리성 그리고 본인의 철학이나 주장이 뚜렷해야 한다. 하지만 석박사 학위를 가진 정치인들은 신념도 없고 철학도 없고, 오로지 자리보전을 위한 탐욕뿐이다.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준 국회의원이지만, 사쿠라나 철새 또는 해바라기들 투성이다. 따라서 오로지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 싸움에 줄서기만 급급하다. 협력과 타협은 없고, 오로지 상대방 죽이기에만 급급하다.
국회의원들은 가방끈만 세계1위지, 자질로는 꼴찌에 가까울 것같다.
반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에는 중등교육 즉 고등학교만 졸업한 의원도 상당수 필요하다. 국민들 중 상당수가 그에 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만 졸업해선 어디 명함 내밀기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국회의원들을 선출할 때 학위를 중시하는 풍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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