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그린벨트는 건들지 말라
24-09-11 13:30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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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는 건들지 말라
8월 8일 주택공급대책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그 내용엔 서울 그린벨트 해제가 들어 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거기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주까지 10년은 걸리는 그린벨트 해제에 회의적이다. 실제로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장래에 서울에 확실한 아파트 공급이 있을 것이라는 정부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에 서울 그린벨트 구역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참 답답한 정부다.
그린벨트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치적이자, 박 전 대통령의 혜안이 빛나는 정책이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 수출증대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을 때, YS DJ 등 야당에선 크게 반대했었다. 하지만 그후 박 전 대통령의 ‘정적(政敵)’이었던 DJ도 박 전 대동령의 치적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그린벨트 역시 당시엔 사유재산권 제한 등으로 큰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그린벨트를 지정하지 않았으면, 지금 서울은 난개발로 엉망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숲을 불 수 있고 환경이 보호되고 있는 것도 박 전 대통령의 결단 덕이다. 지금의 그린벨트는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의 고마운 쉼터이자 대기 오염을 막아주는 허파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 같으니,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아파트를 짓겠다고? 아름다운 ‘자연의 숲’을 숨 막히는 ‘아파트 숲’으로 바꾸겠다고?
정부가 어떤 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고민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되돌릴 수 있는가’다. 그래서 가장 쉬우면서 어려운 게 복지정책이다. 선심 쓰듯 펑펑 나눠주면 당장은 인기가 올라갈 수 있지만, 한번 퍼주기 시작하면 다시 회수하거나 그만두기 어려운 게 복지정책이다.
마찬가지로 그린벨트를 한번 해제하면 다시 그린벨트로 지정할 수 없다.
단순하게 ‘정부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해제할 사안이 아니란 얘기다. 정부의 의지가 아무리 커도, 그린벨트만은 손 대면 안 된다.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연이자 자산이자 환경이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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