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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재미의 대가(代價)

21-11-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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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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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보는 스포츠 용품들이 잘못 사용하면 흉기가 되는 경우가 있다. 

가장 흔히 악용되는 게 야구방망이이고, 당구장에선 큐대도 흉기가 된다. 가끔은 공도 흉기가 된다. 투포환은 물론 볼링공이나 당구공 그리고 야구공이나 골프공도 잘못 맞으면 크게 다친다.


그런데 지난 17일 오후 2시 55분경 부산 북구의 한 공원에서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A 씨(74)는 재활용 쓰레기 분리장에서 볼링공을 하나 발견했다.

“멋있게 한번 굴려봐”라는 이웃의 말에 재미로 볼링공을 굴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장소가 언덕길 위였다는 것이다. 볼링공은 200미터 가량의 언덕길을 굴러내려 가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볼링공은 사람이나 자동차 등을 피해 큰길까지 가로질러 보도 경계석에 부딪히며 공중으로 날아 올라, 맞은 편 안경점 유리창을 박살내고 들어가 진열장까지 파손한 후이야 멈췄다. 이 사고로 500만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

경찰에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체포된 70대 A씨는 ‘재미삼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A씨는 참으로 재수 없다. 재미삼아 굴린 볼링공이 이런 사고를 낼줄 몰랐으니까. 이런 무시무시한 결과가 발생할 줄 몰랐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A씨는 볼링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A씨는 불행 중 다행이다.

200미터를 굴러 내려가는 동안 사람이나 차와 부딪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언덜길에 올라오는 차량의 운전석 유리창을 뚫고 들어갔거나, 사람과 부딪혔으면 정말 큰 사고가 발생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경점 주인도 좋은 사람이었다.

안경점 주인은 A씨 마침 휴일이라 인명사고는 없었고 “같은 동네 사시는 어르신이고 연세도 많아요”라며, 오히려 가해자 A씨도 많이 놀라셨을 것이라 걱정했다. 주인은 이어 수리비 외에 보상이나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 역시 양측이 합의하면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쯤 되면 순간의 ‘재미’가 큰 사건으로 발전했지만, 다행스럽게 다친 사람이 없고 좋은 피해자를 만나 이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된 건 오히려 천운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볼링공도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사건이다.


“함부로 볼링공 굴리지 말란 말이야!”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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