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 banner1 header banner2
  • 커뮤니티 문답방 · 전문가문답방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전체기사

전체기사

배재탁칼럼 | 경양식집 추억이 새록새록

22-04-26 09:26

페이지 정보

좋아요 0개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721

본문

경양식집 추억이 새록새록


어제 저녁 TV에서 ‘추억의 경양식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언뜻 보게 되었다. 순간 옛날 경양식집이 떠올랐다. (또 ‘라떼’ 얘기임)

‘경양식’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간단한 서양식 일품요리’라고 나온다. 주로 돈가스 비프가스 생선가스 함박스테이크 등을 팔았다. 경양식이 일본에서 변형된 서양음식이므로, 메뉴 이름도 일본식이다.


경양식집은 80년대 전성기를 맞았다. 당시엔 과외 금지 등으로 대학생들이 돈이 없었다. 그래서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이 ‘폼 잡고’ 나름 ‘품위’ 있게, 연인끼리 식사하러 가는 곳이 경양식집이었다. 경양식집은 당시로선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에 팝송이 흘러나왔다.

당시엔 경양식집을 ’레스토랑‘이라고 불렀다. 식당이 아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뭔가 있어 보였다. 주문을 하면 수프와 식사 그리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제공됐다. 얼마나 폼이 나는가?

경양식집에선 대부분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해 먹기 때문에, ‘칼질 한다’고도 했다. 당시엔 ‘칼질’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폼 좀 잡고 식사했다‘는 의미였다. 그걸 ’부티 난다‘라고 표현했다.


주로 연인들이 가는 경양식집의 인테리어는 점점 진화(?)해 갔다.

칸막이가 생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앉은 사람의 머리 높이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그 안에서 청춘 남녀들은 애정행각을 벌였다. 당시엔 문이 있으면 안되는 규정이 있어서 문을 달지는 못했다.


하지만 좀 더 맘 편히 애정행각을 즐기라고, 이번엔 커튼이 등장했다. 상반신이 가려질 만한 크기였다. 나아가 칸막이가 점점 더 높아지더니, 아예 이동식(?) 문으로 막아주는 곳까지 생겼다. 그 안에서 청춘남녀들은 마음 놓고 애정행각을 벌였다. (요즘엔 그런 칸막이는 사라졌을 것이다)


당시에 필자가 가장 좋아했던 건 돈가스 안주와 진토닉이었다.

80년대 중반부터 드라이 진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진 한 병에 토닉워터 두 병이 딱 맞았다. 게다가 이렇게 주문을 하면 얼음이 담긴 얼음 박스도 제공되었다. 당시에 얼음 박스는 ’부의 상징‘ 즉 ’부티가 나는‘ 것처럼 보였다. 양주는 못 마시지만, 그래도 제법 폼은 잡을 수 있었다.


요즘 복고풍이라 레트로와 뉴트로가 인기다.

가까운 곳에 옛날식 경양식집이 생기면 꼭 한번 가고 싶다.

하지만 이젠 칸막이는 없어도 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추천 0

전체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