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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육 | 노인 사장님은 빚투성이?

24-11-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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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사장님은 빚투성이?

 

필자가 어렸을 땐 '사장님'이라고 하면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며 돈 좀 버는 사람'을 의미했다. '사장님 = 돈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나 소나 다 사장님이기도 했다. 그래서 다방에 전화해서 '김사장님 바꿔달라'고 하면, 여기저기서 김사장님들이 서로 자기인 줄 알고 나섰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사장님이 흔해지자, 이번엔 회장님이 등장했다. 지금도 '학고방'만한 사무실에서 회장님 노릇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어쨌든 지금도 '사장님'이라고 하면 어떤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자다.

그런데 사장님도 종류가 있다. 번듯한 법인 기업 대표일 수도 있고, 작은 식당의 대표자일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기업다운 기업에선 사장님이라기 보다 대표 또는 대표이사라고 칭하는 게 보통이다.

규모가 작은 영업장에서나 사장님이라고 한다. 사장님의 격이 많이 내려갔다.

 

어쨌든 아직도 사장님이라고 하면 돈을 좀 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고령 자영업자일수록 빛 좋은 개살구일 가능성이 높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27일 발표한 '고령층 자영업 차주의 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의하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65세 이상 자영업자는 부채 규모가 연 소득의 10배를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올해 2분기 말 기준 65세 이상 자영업 차주의 총대출잔액은 평균 45천만원으로 나타났는데, 65세 이상 자영업 차주 평균 연 소득은 46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농림수산업, 교육업, 부동산업 등 과밀업종 종사자가 많다고 한다.

일 년에 4,600만원 버는데, 은행빚이 45천만원이란 얘기다. 연리 5%만 쳐도 월 이자만 187만원에 연이자는 2,250만원이다. 버는 돈의 거의 절반이 이자로 나간다. 원금 상환은 꿈도 못 꾼다.

그러니 말만 사장님이지, 빚투성이다. 하지만 폐업을 하면 원금을 갚아야 하는 경우도 많아, 폐업도 못하고 눈물로 버티는 자영업자가 한둘이 아니다.

 

물론 이 수치는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경우다. 사업이 잘 되어서 은행 빚이 없는 사람들은 제외된 수치이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이후 불경기를 겪으며 은행빚이 없는 자영업자가 얼마나 될까 싶다.

 

나이도 많아 다른 일을 할 수도 없고, 벌어 놓은 것 없이 빚만 잔뜩 지고 있다. 경기가 좋아질 기미도 안 보이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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