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묻는다 칼럼> 박원순 시장, 서울 시민 세금으로 전국에 생색 내나?
17-12-21 15:02페이지 정보
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8,114관련링크
본문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로 그 상징성이 있다.
따라서 다른 지자체보다 돈을 더 쓸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 국가가 아닌데 다른 지자체를 위해 세금을 써서는 안 된다. 즉 서울 시민이 낸 세금은 서울 시민을 위해 써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시립대의 경우를 보자.
반값 등록금으로 유명하고 그나마도 앞으로는 전액 무료로 하겠다고 하니 좋게 생각하면 인재 양성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시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을 보면 2017년 기준 100~146만원 사이다. 국립대와 비교해도 반값이 안 되고, 사립대와 비교하면 30~40% 수준이다. 큰 혜택이다.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다른 지자체 학생들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의회 강감창 의원이 2017년 11월에 서울시립대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2017년 입학 학생 중 서울 거주 학생이 23.5%에 불과했다고 한다. 학생 중 대부분 즉 3/4이상이 非서울 학생이다. 현재 재학생수가 학부 8,895명, 대학원 2,498명으로 합하면 11,393명이 재학 중이다. 산술적으로 단순히 계산해보면 2,677명이 서울 학생이고 나머지 8,716명이 非서울 학생들이다.
국립대 등록금과 비교할 때 연간 약 300억원, 사립대와 비교할 때 약 400억원의 세금이 매년 非서울 학생들 밑에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말 엄청난 금액이다. 서울 시민이 非서울 학생을 위해 매년 1인당 3~4천원 정도를 낸다는 얘기다.
아니, 서울 시민 세금이 서울 시장 쌈짓돈인가, 함부로 쓰게?
만약 처음부터 지방 학생들을 포함해서 등록금을 적게 받거나 안 받는 게 서울시립대의 설립 취지였으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립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박원순 시장이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면서,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상하게 생각할 일이 발생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묻는다.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76.5%에 해당하는 지방 학생들에게까지 적은 등록금을 적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중에 대선에 출마하려고 미리 전국적으로 인심 쓰는 것 아닌가?”
“서울 시민인 내가, 왜 지방 학생을 위해 세금을 내야 하는가?”
“서울시립대가 ‘시립대’지 ‘국립대’인가, 전국적으로 등록금을 싸게 해주게?”
학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등록금을 싸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건 너무 심하다. 서울 시민의 세금을 가지고 서울 학생들에겐 지금의 등록금을 적용하더라도, 지방 학생들에겐 국립대 수준 또는 그와 유사한 정도의 등록금을 받아야 형평성에 맞다. 그래야 서울 시민이 서울시에 세금을 내는 게 덜 아깝고 덜 억울하다. 아니면 최소한 1년에 3~400억원의 큰 돈을 절약할 수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기 영합에 빠져서 서울 시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받지 말고 합리적인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전체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