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묻는다 칼럼> 서울역 고가공원이 꼭 있어야 하는가?
17-12-21 15:1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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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달 전쯤 한 여름에 필자는 만리동에서 명동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정류장으로 약 3~4개 정도의 거리이다. 출퇴근 시간도 아니고 오후였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서울역 고가차도를 넘어 1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웬걸? 이리저리 돌고 좁은 길로 가고, 신호에 자주 막히더니 30분이 넘게 걸려 겨우 도착했다. 날도 더운데 짜증을 넘어 화가 났다. 그 지역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면 평소에도 남대문시장이 있고 차량이 몰려 고가차도 입구 근처가 좀 복잡한 지역이라는 걸 잘 안다. 그런데 고가차도를 공원화하면서 차로를 두 개나 막아 상습정체구간이 된 것이다. 여기를 지나다 보면 정말 난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서울역 고가공원이란 게 가보면 정말 황량하다. 솔직히 이걸 공원이라고 만들었나 싶다. 나무를 심기 어려워서인지 화분만 즐비하고 딱히 볼 것도 없고, 특히 그늘이나 쉴 곳이 마땅치 않아 여름엔 양산이 필수품이다. 콘크리트에서 내 뿜는 열기까지 더하면, 궁금해서 한 번쯤 혹은 차로 가는 것 보다 도보가 빨라서 지나가나 볼까,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은 ‘공원’이다.
도대체 이런 쉴 수도 없고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공원을 수 백 억원씩이나 들여 왜 만들었을까?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정에 환경 보호나 에너지 절약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 서울역 고가차도를 폐쇄하면서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수많은 시간 낭비에 엄청난 에너지 낭비, 환경오염 등이 발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묻는다.
“명동과 만리동 사이를 차를 타고 가본 적이 있는가?
가 봤다면 무엇을 느꼈는가?”
“이런 매력 없는 콘크리트공원 때문에, 박원순 시장의 치적을 위해, 왜 서울시민들이 시간 낭비와 에너지 낭비, 환경오염을 감내해야 하는가?”
“지금이라도 원상복귀할 용의는 없는가?”
박원순 시장은 아마도 ‘청계천 정비사업’의 성공을 생각하고 ‘나도 뭔가를 보여줘야겠다!’ 는 의욕으로 이런 황당한 사업을 생각해 낸 것 같다. 나중에 대권에 도전한다면 MB의 ‘청계천’처럼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건 완전히 실패한 사업이다. 서울시민의 피해가 너무나 크고, 박원순 시장의 평소 소신과도 맞지도 않는다.
진정 서울시민을 위한 시장이라면 그리고 대권을 꿈꾸는 잠룡이라면 지금이라도 실패를 인정하고, 하루빨리 고가차로로 원상복귀 시키거나 아예 철거하는 게 서울시민을 위하는 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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