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 이낙연 총리, 헌신(獻身)을 헌신짝처럼 함부로 얘기하나?
17-12-26 17:22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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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사고로 29명이 사망했다.
인구 13만의 소도시에서 발생한 일이니,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 도시 전체가 슬픔에 빠졌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 조사 중이지만 이미 사실상 인재로 판명이 났다.
이낙연 총리가 조문을 가서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원인조사나 문책과 별도로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진화와 구조를 위해 노력한 일선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대해서는 정당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이낙연 총리는 "누구나 최선을 다해 했지만, 판단이 옳았냐 하는 것은 여러 가지 규명이 될 것이다. 그것과 별개로 위험을 무릅쓰고 진화한 일선 소방관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하라"고 각별히 지시했다고 한다.
(일단 필자는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사고를 당할 때마다 정말로 가슴이 아프고 그분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사람임을 밝힌다.)
그런데 이번에도 과연 그러했는가?
지금 가장 논란이 되는 게 2층의 유리창을 왜 안 깼는가 하는 것이다.
어떤 희생자 유족은 2층 유리창 안에서 아내와 17분간을 통화했고 소방관에게 제발 유리창을 깨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안 들어줬다고 했다.
결국 그 아내는 유독가스로 사망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와 관련된 소방관들은 모두 옷을 벗어야 한다.
물론 화재 시 함부로 유리창을 깨면 산소가 갑자기 유입되면서 화재가 더 크게 번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정도는 필자도 안다. 그런데 이번 일은 그게 아닌 거 같다.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결국 모두 사망했는데 더 큰 사로로 번질 게 뭐가 있는가? 만약 위험을 무릅쓰고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두 세 사람이라도 구조했으면 이런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총리는 소방관들의 활동에 “목숨을 걸고... 헌신적인..”라는 극찬(?)을 했다. 제 정신으로 한 말인가 싶다.
해당 소방관에게 묻는다.
“유리창을 깨고 진입 했을 때 가스가 폭발하는 등의 더 큰 참사가 있을 수 있었다고 하지만 그건 가정 아닌가?“
“2층에 있던 분들이 다 사망했는데, 그러면 예상할 수 있는 더 큰 참사가 벌어지면 어떻다는 건가?”
“당신 가족이 그 안에서 죽어가는 걸 봤다고 해도 가만히 창밖에서 물만 뿌려댔겠는가?”
이낙연 총리에게 묻는다.
“이런 화재 진압 수준을 놓고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어쩌고 헌신이니 최선의 노력이라고 희생자 가족 앞에서 할 소리인가?”
“도대체 목숨을 건 구조작업이나 헌신이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한 활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었나?”
‘헌신’이란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함’이란 뜻이다. 정말로 최선을 다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면 공무원들이 대개 그렇듯, 소방관들도 그냥 봉급 받는 만큼 한 게 아닌가 싶다. 절대 목숨을 걸었다던가 헌신이나 최선이란 단어와 전혀 맞지 않는다.
다시한번 얘기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죽어가는 걸 보면서도, 더 큰 참사 운운하면서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는 걸 해보지도 않은 것이 문제다. 이것은 마치 의사가 죽음을 목전에 앞둔 환자를 놓고, 이 약은 마지막으로 기대해 볼만한 효과가 있지만 사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그 약을 써보지도 않고 환자를 사망하게 한 것과 같다. 즉 직무 유기다.
그런데 그런 수준의 활동을 보고 총리는 목숨을 걸었다느니 헌신이니 최선의 노력을 다 했느니라고 얘기할 수 있는가? 이 발언은 정말 이전에 헌신하고 최선을 다했고 자기 자신을 희생한 소방관들을 모욕하는 언사이고, 앞으로도 딱 그 정도만 해라 하는 나태한 얘기이다. (현장의 소방관이 희생당했어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총리는 소방관의 활동은 무조건 헌신이고 최선을 다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잘못한 것은 그냥 잘못한 것이다. 내가 희생자 가족이면 아마 총리 공관으로 쳐들어갔을지도 모른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전체 댓글 1
Hongsam님의 댓글
Hongsam
만약 유리창을 깨서 몇 명을 구출하고 유리창을 깨서 더 큰 불이 일어나 나머지 사람들이 죽었다면... 그때는 "미리 예견된 위험인데 왜 그리 처리했느냐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여기서 나는 그런 중차대한 문제에 봉착했을 때는 아주 신속하게 지휘체계에 따라서 행동을 했으면 그 누구도 결과에 대해서 뭐라 안했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그만큼 조직 구조가 안이하다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