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인권기자 | 이외수가 화천군을 떠난다고 해결되나?
17-12-22 12:04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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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와 화천군의 싸움에 시끌벅적하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8월 화천 감성마을에서 열린 문화축전 시상식에서 이외수 작가가 술에 취해 10여 분간 최문순 군수에게 욕설을 하고 '감성마을을 폭파하고 떠나겠다'는 막말을 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이에 화천군수와 의회, 시민단체가 들고 일어나, 공식 사과와 함께 이외수 작가에게 화천군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이작가가 SNS와 서면을 통해 공개 사과를 했고, 이 선에서 일단락이 될 지는 두고 봐야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왜 생소한 화천일까?
화천군은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약 133억 원을 들여 약 1만5천㎡에 ‘감성 테마 문학공원’ 사업으로 이작가의 주거공간과 집필실, 강연시설, 문학관 등을 지었다. 감성마을이라고 불리는 이 곳에 현재도 매년 2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화천군이 이렇게 한 이유는 이외수 작가를 통해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볼 때 기대에 못 미치고, 게다가 선거에서 이 작가가 진보성향의 후보를 지지하면서 보수성향이 강한 이 지역의 반감을 산 것도 한 몫 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이외수 작가는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화천군 농산물 팔아주기 활동, 화천을 배경으로 한 소설(2권) 집필, TV나 신문 SNS 등을 통해 나름 할 도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화천군수와 의회, 군민들에게 묻는다.
“화천군을 위해 정말 이외수 작가가 화천군을 떠나는 게 최선인가?”
(여기서 필자는 이외수 작가의 팬도 아니고, 이작가에 대해 원래 별 관심이 없는 사람임을 밝힌다.)
일단 이작가가 과음한 상태에서 폭언을 한 건 무조건 잘못한 일이다.
그렇다고 기물을 파손했거나 폭력을 행사했거나 성희롱을 한 것도 아닌데, 군수와 의회에 공식 사과를 했으면 됐지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이도 70이 넘은 노인이 군청 앞에 자리 깔고 석고대죄라도 해야 하는가?
더 중요한 것은 지금 감성마을과 문학관은 이외수 작가를 위해 조성한 것인데, 만약 이외수 작가가 떠나면 그 마을과 문학관의 용도는 무엇이 되나? 다른 작가를 섭외해서 모셔오나? 지명도나 인기 등에서 그만한 작가가 또 있을까? 133억원이 들어간 마을을 폐허로 방치하나, 아니면 돈 들여서 숲으로 원상복구하나?
화천군이 어디인가? 춘천에서도 차로 한 시간 반가량을 더 들어가야 하는 정말 산골이다. 알고 보면 이외수 작가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화천군 감성마을의 이미지도 상당하다. 필자도 TV를 통해 여러 차례 봐서 기억하고 있다. 화천군민들 입장에선 눈에 띄는 성과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마을에 찾아온 손님이 ‘나는 이외수 감성마을에 왔소’라고 이마에 써 붙이고 오지는 않는다. 알게 모르게 이외수 효과가 없을 수 없고, 그 값어치는 매년 들어가는 2억원 예산 이상이라 생각한다.
이젠 이쯤에서 서로 화해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화천군 입장에선 어떻게 하면 감성마을을 잘 활용할 것인가, 이외수 작가 입장에선 어떻게 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감성마을과 화천군을 알릴 것인가를 생각할 때라고 생각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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