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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 북한, 이 시기에 이런 삐라(전단)을 살포해야 하나?

18-01-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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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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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해빙 무드를 타고 있다. 북한도 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이고, 국제사회에서도 환영과 적극 지지의 분위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지난 1월 6일 아침, 토요일이라 좀 늦게 일어나 산책을 나갔더니 북한에서 살포한 것으로 보이는 전단이 아파트 단지와 주변 도로, 화단에 쫙 깔려 있었다. 크기는 자주 사용하는 볼펜과 비교한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을 만한데, 보도를 위해 필자가 수거한 것만 4종이니 더 많은 종류가 살포되었는지 모른다.

내용은 물론 살포된 범위나 디자인 등을 볼 때 99.99% 북한에서 저지른 일이다. 만약 누군가 ‘자작극’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에선 전혀 쓰지도 않고 이런 단어가 있는지도 모르거나 사용을 하지 않는 단어를 보면 자작극일 수가 없다.

그 내용을 보면 기가 막히다. 다른 내용은 늘 듣던 것들이니 접어두자. 
‘민족의 화근 보수 정당 해체, 종미역적 처단에 국군장병들이 앞장서자’
‘정부는 촛불의 뜻에 따라 외세를 배격하고 민족공조, 자주통일의 길에 나서라!’라고 썼다.

우선 다른 내용에도 있지만, 국군장병들에게 어쩌구 하는 건 쿠데타를 일으키란 얘긴가? 어처구니가 없다. 정말 정치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가능한 얘기다. 예전과 달리 이제 대한민국 국군은 절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그만큼 깊게 뿌리 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은 ‘보수정당 해체’와 ‘촛불의 뜻에 따라’라는 부분이다. (우선 대한민국에선 ‘촛불의 뜻’이라는 말보단 주로 ‘촛불정신’이라고 칭한다.)
보수정당 특히 자유한국당 입장에서 볼 땐 건수 하나 잡을 수 있는 기회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바로 촛불정신, 촛불혁명이다. 그런데 북한에서 촛불 관련된 말을 사용하며 보수정당 해체를 주장했기 때문에, 그 둘 사이에 뭔가 연결고리를 찾아 역공을 할 수 있다는. 즉 촛불집회와 북한이 연계되어 있다거나, 최소한 춧불정신을 북한이 이용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북한 당국에 묻는다.

 “요즘 국제사회에서도 남북 대화를 환영하고 1월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회담을 여는 마당에 굳이 이런 전단을 살포하는 저의가 뭔가?”

앞의 칼럼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필자는 무조건 남북대화를 환영한다.
이 전단의 살포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기 전에 진행되었거나, 그 이후라도 담당자의 실수로 행해진 것이길 바란다.

그러나 한편에선 대화를 말하고 다른 한편에선 이런 전단을 날려 보낸다면, 그 저의를 의심해 볼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정부는 이런 상황을 분명히 알고, 이미 정부가 밝힌 바와 같이 북한의 저의를 파악하면서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천천히 풀어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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