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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지방기초자치단체, 꼭 필요한가?

18-03-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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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4,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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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한다. 즉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과 행정을 할 수 있는 민주주의 기초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지방자치를 보장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조직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본격적인 지방자치단체의 서막을 열었다. 크게 광역시도와 시군구단위로 나뉘는데, 그중 시군구를 기초자치단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자주 제기해 온 문제는 기초자치단체가 꼭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지방자치를 하기엔 소위 가성비즉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여러 가지 문제도 많이 야기된다는 점이다.

 

우선 군 단위를 보자.

전라남도 장흥군의 경우 현재 인구 4만명에 2016년 기준 재정규모가 3,732억원이었는데, 자체 세수는 237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중앙정부 교부금으로, 재정자립도는 6.35%에 불과했다. 당연히 모든 분야에서 중앙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래서야 제대로 된 지방자치가 가능하겠는가? 그 지역 출신 인물이 단체장을 한다는 것 이외에는 지방자치를 하는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번엔 시, 구 단위를 보자.

일부 시, 구 단위의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세수의 자급률이 100%에 가까워 중앙정부의 간섭을 거의 안 받는 경우도 꽤 있다. 그런데 문제는 종종 기초자치단체장이나 의회가 권한을 필요 이상으로 남용 또는 월권한다는 데 있다. 즉 돈이 있고 돈 될 일이 많다보니, 해서는 안 될 일을 벌이거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다. 으리으리한 청사를 짓고 그 옆에 또 번듯한 구의회를 짓는다. 굳이 안 짓거나 소박하게 지어도 될 텐데 말이다. 여기엔 막대한 건설비가 오고 간다. 의정부 경전철 사업처럼 자신의 치적을 만들려고 했는지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엉터리로 예측하고 무리하게 공사를 계약하고 진행한 덕에 의정부시는 파산 위기에 놓였다. 기초자치단체가 정말 필요한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또한 기초단체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에 단체장이나 의회의원들의 특혜 입사 비리가 횡행하다는 얘기는 거의 정설처럼 되어 있다. 비용 측면으로 봐도 그렇다. 인구가 가장 많은 송파구의 경우 기초단체 의원만 27명에, 그를 운영하는 공무원만 33, 1년 유지비만 45억원이 나간다. (2016년 기준) 건물을 별도로 가지고 있으니 임차료는 없는데, 기초단체의회 건물치곤 으리으리하다는 표현이 맞다. 구민입장에선 이렇게까지 해줘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작금의 기초자치단체를 보면 참으로 답답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선출직 공무원만 약 3,700명이다. 후보까지 합하면 수 만 명의 정치인들이 선거에 뛰어든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볼 땐 알량한 권력이라도 쥐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다. 막상 단체장에 당선되면 그 지역에선 왕대접을 받는다. 또 그 단체장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압력을 넣을 수 있는 기초의회 의원들 역시,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이런 저런 방식으로 행정에 개입한다. 일반 국민 입장에선 정치하는 사람들만 좋게 하려고 지방자치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이렇게 말 많고 탈 많은 기초단체의 지방자치를 그대로 보고만 있을 것인가?”

정치인이 아닌 국민을 위한 개선안을 만들 생각은 없는가?”

 

문제 중 하나는 일단 지방기초자치단체 간 세수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이에 군단위의 경우 세수 자급률이 낮은 군 몇 개씩 합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무원 숫자를 크게 줄여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그 예산으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교부금 제도를 개선하거나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돌리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도 나름대로의 문제는 따른다.

시군구의 경우는 단체장을 중앙정부에서 임명을 하거나 광역단체장이 임명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당연히 기초의회는 없어진다. 송파구의 경우 기초의회만 없어져도 연간 45억원이 절약되고, 의회건물을 매각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필자의 의견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비판 대부분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나 차지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입장에선 경악할 노릇일테니. 그들은 필자의 생각에 대해 민주주의를 퇴보시킨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민주주의가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인지 되묻고 싶다.

 

대한민국은 정치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정말 오로지 국민들을 위한 기초자치단체 개선방안 마련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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