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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탁칼럼 |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 프로그램에 ‘공정과 정의’는 없나?

18-04-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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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개 작성자 묻는다일보 조회 3,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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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12월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2017년 청소년 정직지수'를 조사한 결과, 고등학생의 55%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고, 46%가 내 것을 빌려주기 싫어서 친구에게 거짓말한다고 응답했다고 발표했다. 충격적이다.

 

또한 청소년의 범죄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그중 친구나 후배에게 집단으로 폭행 또는 가학행위를 한 경우도 많았다. (폭력을 제외한) 가학행위 방법을 예를 들면 억지로 간장 같은 것을 마시게 한다던가, 물을 억지로 계속 마시게 한다던가, 청테이프를 다리에 붙여 한 번에 확 떼어서 고통을 준다던가, 추울 때 찬물을 끼얹는다던가, 밥을 못 먹게 한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피해 학생은 심신이 너무나 괴로워 학교에도 가기 싫고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인데, 가해학생들은 장난 좀 친 거 갖고 왜 그러나?’ 하는 식으로 말해 피해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어이없게 만든다.

 

그들 중 다수가 평범한 가정의 자녀들인데,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의 말처럼 인터넷이나 SNS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 여론 형성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바로 방송이다.

예전만 못하다 하더라도 아직 그 영향력이 매우 크고, 특히 청소년에 대한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런데 그 방송사에서 위의 청소년 문제에 악영향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고, 나아가 악행을 가르쳐준다는 게 문제다.

 

필자는 지상파 방송 3사의 대표적인 오락프로그램인 러닝맨’, ‘12’, ‘무한도전과 같은 오락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청률만 지나치게 의식해 속임수와 거짓말, 얍삽한 행위, 억지로 남의 것 빼앗기, 결과 불인정에 가학적 벌칙 등이 난무하여 정말 봐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사례가 너무 많아 시청자분들도 기억할 테니 구체적인 언급은 안 하겠다.)

3개 프로그램을 포함한 많은 오락프로그램에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기기 위해서라면 단순 두뇌 싸움을 넘어 흔하게 남을 속이고 거짓말 하고, 얍삽한 꼼수도 쓴다. 게임에 진 사람은 음식을 먹을 수 없는데, 이긴 사람의 음식을 억지로 빼앗아 먹으며 즐거워 한다.

또 게임에 진 사람은 벌칙으로 겨울에 찬물에 입수하거나 찬물을 뒤집어쓰기도 하고 심지어 옷 안에 얼음을 넣기도 한다. 어떤 때에는 까나리액젓을 마셔야 하고, 굶어야 하고, 털 많은 종아리에 청테이프를 붙였다 떼며 고통을 주기도 한다.

 

이쯤 되면 필자가 앞에서 했던 얘기와 비슷하다는 걸 느낄 것이다. 왜 학생들이 10억원만 번다면 1년 정도 감옥에 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까? 그들은 불법이라도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가해 학생들이 가학적인 행위를 하고도 장난 좀 친 거라고 말했을까? 바로 방송에서 영향을 받고 방송에서직접 봤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방송에서 늘 이런 걸 보며 즐기기 때문에 쉽게 배운다. 방송에서 만날 하는 걸 나도 장난으로(?) 해본 건데 뭐가 문제냐? 싶은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사에 묻는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이 없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주장해 온 사회적 덕목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이다. 그런데 실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청소년들은 그런 것들을 재미로 보면서도 , 저렇게 해도 되는 거구나라고 배우게 된다. 새 정부 들어서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바뀌었어도 마찬가지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심의하는 방송통신위원회에는 방송심의규정이란 게 있다. 모든 방송프로그램은 이 심의규정에 따라야 한다. 거꾸로 심의규정에 없으면 해도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다 보니 시청률을 올리려는 욕심에서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이나 장면을 만들게 된다.

꽤 지난 얘기지만 필자는 방송의 모든 장면에서 흡연하는 모습을 금지한 것에 대해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다른 요인도 있었겠지만,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불공정하고 부정한 내용이나 장면을 금지해야 한다. 남을 속이지 않거나 꼼수를 부리지 않고, 가학적인 벌칙을 주지 말아야 한다. 즉 게임 룰을 제대로 잘 지키고, 속이지 말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되, 벌칙은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

 

방송사는 사회적 책임이 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그 방송사를 잘 관리할 책임이 있다. 청소년들이 배우고 따라 해서 긍정적이 효과를 나게 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야지, 악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은 안 된다.

 

서둘러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 방송심위규정을 손질해 주기 바란다.

나쁜 것과 못된 것은 따라하고 배우기 쉽기 때문이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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