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제일주의’ 삼성 직원들은 부도덕도 1등
18-04-17 15:39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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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요즘 하도 사교육이 심하고 대학 입시도 치열하다보니, 학부모들은 오로지 자식 공부 잘하는 것에만 신경 쓰고 인성교육은 뒷전이다. 그러다보니 자식이 상전이다. 게다가 좋은 직장에 취업하면 우리 자식이 최고고, 당연히 착하고 모범적이며 일도 잘할 거라 생각한다.
한편 삼성은 누가 뭐래도 국내 초일류 기업이다.
삼성 계열사가 수 십 개지만, ‘삼성’이란 단어만 들어가도 그 회사에 대한 신뢰는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다. 소비자들은 ‘삼성이 만든 거니까 또는 삼성이 하는 거니까 믿을 수 있겠지’라고 흔히 생각한다. 특히 ‘삼성’하면 내부 관리가 엄격하고, 직원 교육 수준도 굉장히 높고, 시스템이 국내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다.
입사하기도 업계에서 가장 힘들다. 그 어려운 관문을 뚫고 입사한 직원들은 ‘삼성맨’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근무한다. ‘삼성맨’과 업무를 해 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 하나가, 일을 깨끗하게 처리한다는 점이다. 즉 관계 회사로부터 식사 대접이나 금품을 받는 일을 엄격히 금지하고, 또 직원들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그래서 외부에선 너무 심한 측면은 있지만, 그래도 역시 ‘삼성이 제일’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업계 제일 삼성’에 취업시킨 부모들은 자식들이 얼마나 자랑스럽겠는가?
그런 삼성에서 글로벌 기업답게 ‘해외 토픽’감 사건이 벌어졌다.
삼성증권에서 직원들한테 우리사주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주당 1000원을 입금해야 하는데 담당 직원의 실수로 1000주를 입금한 것이다. 우리사주 물량이 283만주인데 배당금으로 1000주씩, 28억 3천만 주를 지급했고 이는 시가 113조원 어치다.
회사 측이 실수를 알고 곧 정상화했지만, 공짜 주식이 대량 입고된 걸 알게 된 일부 직원들은 바로 501만주의 유령 주식을 2천 억원 가량에 팔아 버렸다. 전산 상 실수로 입고가 되어도 거래가 안 돼야 하는데, 거래가 된 건 있을 수 없는 시스템 상의 문제다. 또한 증권사 직원 중 17명이나 실수로 주식이 입고된 걸 알면서도 매도했다는 건 인성과 교육의 문제다. 어떤 애널리스트는 300만주를 팔았단다.
앞에서 언급한 내부 관리와 교육 그리고 시스템 등 결과적으로 뭐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다.
그런데 17명의 직원들은 회사 측 실수를 알면서도 왜 이런 짓을 했을까?
“평소에 상상도 못할 큰돈을 일단 쥐고 보자”라는 욕심에 저지른 게 아닌가 싶다. 만약 문제가 늦게 밝혀진다면,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 100억 원 이상의 큰돈을 쥐게 된다. 그러면 재빨리 돈을 빼내 어딘가에 숨겨놓고, ‘돈 없다. 배 째라!’하며 교도소에서 몇 년만 썩고 나오면 된다는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이건 ‘큰 거 한방’을 노린 범죄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아는, 배운, 가진 놈이 더 무섭다’한 생각이 든다.
‘삼성’ 직원이나, 대학 교수나, 정치인이나, 재벌이나 어쩌면 하나같이 도덕적 해이를 저지를까? 이는 부모들이 오로지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자녀교육을 한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인성교육이 덜 되어서 이런 결과를 낳은 측면도 있다.
배울만큼 배우고 먹고 살만한 ‘삼성맨’들까지도 불법이든, 뭐든 틈만 있으면 ‘한탕주의’에 빠지는 대한민국이다.
그들을 힘들게 뒷바라지 하며,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갔다고 자랑스러워 하셨을 부모님들은 더 큰 충격에 빠지셨을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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