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칼럼 | '질'이 영~ 안좋은 청년 취업의 현실
18-05-23 10:41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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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4일 발표한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산업중분류별 청년층(15~29세) 취업자의 일자리가 음식점 및 주점업이 51만4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청년층이 두 번째로 많이 취업한 산업은 소매업(자동차제외)으로 45만6천명이었다.
청년층이 다수 취업한 음식점 및 주점업, 소매업(자동차 제외) 등은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은 업종으로 꼽힌다. 즉 취업을 하긴 했는데 본인의 전공을 살리거나 특별한 기술 또는 지식이 필요한 직장이 아니라, 비교적 단순한 업무 즉 ‘아르바이트’로 할 수 있는 직업이다.
많은 청년들이 취업을 하긴 했지만 미래나 고용이 불투명하고 불안정하다. 정부에선 이들을 모두 취업한 것으로 통계를 잡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매우 슬픈 현실이다.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고 안정자금까지 만들어 세금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숫자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취업한 사람 입장에선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예체능 분야는 더욱 심각하다.
2017년 4년제 대학 예체능학과 모집정원만 해도 약 3만8천명이다. 그런데 음악 분야의 경우만 해도, 전공을 살려 취업한 경우는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관련업계 종사자는 말한다. 취업자 기준을 4대보험 가입 여부로 판단하기 때문에, 직업의 특성상 4대보험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예체능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업이 더 안 되는 것처럼 나타나는 부분도 참작해야 한다. 그렇다하더라도 실제로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예술을 공부했는데 그 재능을 썩히거나 버린다면, 이는 개인이나 사회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대학이 현장에서 수요가 없는 전공자들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배출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예체능 분야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청년 실업이나 고용 문제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정부와 교육계가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어느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단순히 취업의 숫자만 늘일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본인의 전공이나 재능을 살릴 수 있는가, 즉 ‘질’을 고려한 일자리 창출을 더 고민해야 한다. 한편 교육계는 현장에서 필요한 전공과목과 적절한 학생 수를 판단해서 조절하고 혁신해야 한다.
많은 청년들이 전공이나 재능과 전혀 관계없는 비교적 ‘단순 업무’에 취업하다보니.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연애나 결혼 또는 출산은 언감생심이다. 청년들에게 미래가 없다는 건 국가와 사회의 미래가 어둡다는 얘기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취업을 위한 정부와 교육계의 적극적인 행동을 기대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aski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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